【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연예술통합전산망 활성화 등을 위한 '공연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공연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8일 오후 2시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에서 연 공청회에서 통합전산망을 둘러싼 논의가 벌어졌다.
통합전산망 구축사업은 공연관련 기관, 판매대행사 등에 분산돼 있는 공연티켓 예매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공연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산업적 발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됐다.
시범운영(2014년)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국공립 공연단체와 공공티켓 판매 대행사 등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12월24일 '공연법' 일부 개정법률이 공포, 6월25일부터 시행된다고 예고했다. 공연전산망 의무화를 법제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연장운영자, 공연기획·제작자 등은 공연 정보를 누락하거나 조작하지 않은 상태로 통합전산망에 전송해야 한다. 공연 입장권 판매를 위탁하는 경우에도 입장권 판매자가 공연 정보의 전송 의무를 진다. 전송 의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연계에는 작품별 누적 관객수와 매출액을 투명하게 알 수 있는 공식 통계가 없다. 산업으로 정착하는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분야가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통계 데이터 등 여러가지 분석을 통한 시장 투명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이 좌장으로 나선 이날 공청회에서 CJ ENM 양혜영 공연사업부장은 "뮤지컬업계에서 관객의 저변을 확대하고 산업화하기 위해서 정보가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든 것이 미국 웹사이트 브로드웨이월드닷컴'이다. 브로드웨이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대다수의 작품의 주간 매출, 객석 점유율, 매출 점유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브로드웨이 화제작인 '해밀턴'은 물론 CJ ENM이 투자에 참여한 ‘킹키부츠’의 지표를 다른 작품과 비교해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
양 부장은 뮤지컬 산업의 흐름을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지표가 없다는 것에 관해 아쉬워하며 "공연 리뷰뿐만 아니라 숫자를 통해 관객의 시그널을 봐야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궤도에 오르려면 공연예술 기획·제작사의 참여가 필수다. 특히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작품의 제작사들은 '실패한 작품'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싫어 티켓 정보를 오픈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다. 상업적인 뮤지컬과 달리 연극과 클래식음악·무용·국악계 입장의 결이 다른 이유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연극계가 그 동안 통합전산망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를 분석하면 제작비, 매출 등 구제적인 정보가 공개 됐을 경우 투자 유치 등 어려움이 발생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정보 공개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클래식음악 기획사가 뭉친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 정철민 사무국장도 "클래식음악은 특수성을 고려해 상업적, 비상업적 공연을 나눠야 한다"면서 "기업이 단관하는 경우 유료 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숫자상으로 스폰서나 기업의 투자자들이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무료 공연, 초대 공연을 구분해서 집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무용협동조합 김성한 이사와 한국국악협회 박정곤 상임이사 역시 "점유율이 낮다" "국가보조금 지원을 받는 단체 등을 구분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통합전산망을 이야기할 때 자연스레 따라나오는 사례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다. 영화는 관람가격이 동일하고 초대권이 없다. 연간 상영편수가 제한적인 데다 멀티플렉스 체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데이터베이스(DB)를 전송받고 통계화하는데 비교적 수월하다.
공연 펀드를 최대 3개까지 운영했던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신문철 이사는 "공연통합전산망이 투자자에게 사실 그렇게 크게 도움이 안 된다. 투자를 고민할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다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지도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전산망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기획자, 제작자 분들이 더 필요하다. 공연 규모와 매출 등을 알면 어느 시기에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을 지 예측이 가능해 작품 기획과 설계 등 현업에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티켓판매 최대 점유율사인 인터파크티켓에 이어 업계 2위인 예스24 이엔티(ENT) 이선재 사업본부장은 자신들 같은 티켓판매사는 중간자적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합전산망이 시행되면 이득을 보는 플레이어도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플레이어도 있다"면서 "쉽게 (공연 관계자들을) 범법자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도 자리를 잡는데 10년 이상 걸렸고, 상당 금액의 지원책이 있었다. 공연계 역시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10년 동안 길을 걸어왔는데 너무 서두르지 않으면 확실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체부는 이번 공청회의 결과와 일반 국민들과 관계 부처, 지자체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정안을 확정한다. 국무회의 등을 거쳐 6월25일 ‘공연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시행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8일 오후 2시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에서 연 공청회에서 통합전산망을 둘러싼 논의가 벌어졌다.
통합전산망 구축사업은 공연관련 기관, 판매대행사 등에 분산돼 있는 공연티켓 예매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공연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산업적 발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됐다.
시범운영(2014년)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국공립 공연단체와 공공티켓 판매 대행사 등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12월24일 '공연법' 일부 개정법률이 공포, 6월25일부터 시행된다고 예고했다. 공연전산망 의무화를 법제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연장운영자, 공연기획·제작자 등은 공연 정보를 누락하거나 조작하지 않은 상태로 통합전산망에 전송해야 한다. 공연 입장권 판매를 위탁하는 경우에도 입장권 판매자가 공연 정보의 전송 의무를 진다. 전송 의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연계에는 작품별 누적 관객수와 매출액을 투명하게 알 수 있는 공식 통계가 없다. 산업으로 정착하는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분야가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통계 데이터 등 여러가지 분석을 통한 시장 투명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이 좌장으로 나선 이날 공청회에서 CJ ENM 양혜영 공연사업부장은 "뮤지컬업계에서 관객의 저변을 확대하고 산업화하기 위해서 정보가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든 것이 미국 웹사이트 브로드웨이월드닷컴'이다. 브로드웨이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대다수의 작품의 주간 매출, 객석 점유율, 매출 점유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브로드웨이 화제작인 '해밀턴'은 물론 CJ ENM이 투자에 참여한 ‘킹키부츠’의 지표를 다른 작품과 비교해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
양 부장은 뮤지컬 산업의 흐름을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지표가 없다는 것에 관해 아쉬워하며 "공연 리뷰뿐만 아니라 숫자를 통해 관객의 시그널을 봐야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궤도에 오르려면 공연예술 기획·제작사의 참여가 필수다. 특히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작품의 제작사들은 '실패한 작품'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싫어 티켓 정보를 오픈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다. 상업적인 뮤지컬과 달리 연극과 클래식음악·무용·국악계 입장의 결이 다른 이유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연극계가 그 동안 통합전산망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를 분석하면 제작비, 매출 등 구제적인 정보가 공개 됐을 경우 투자 유치 등 어려움이 발생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정보 공개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클래식음악 기획사가 뭉친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 정철민 사무국장도 "클래식음악은 특수성을 고려해 상업적, 비상업적 공연을 나눠야 한다"면서 "기업이 단관하는 경우 유료 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숫자상으로 스폰서나 기업의 투자자들이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무료 공연, 초대 공연을 구분해서 집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무용협동조합 김성한 이사와 한국국악협회 박정곤 상임이사 역시 "점유율이 낮다" "국가보조금 지원을 받는 단체 등을 구분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통합전산망을 이야기할 때 자연스레 따라나오는 사례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다. 영화는 관람가격이 동일하고 초대권이 없다. 연간 상영편수가 제한적인 데다 멀티플렉스 체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데이터베이스(DB)를 전송받고 통계화하는데 비교적 수월하다.
공연 펀드를 최대 3개까지 운영했던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신문철 이사는 "공연통합전산망이 투자자에게 사실 그렇게 크게 도움이 안 된다. 투자를 고민할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다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지도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전산망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기획자, 제작자 분들이 더 필요하다. 공연 규모와 매출 등을 알면 어느 시기에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을 지 예측이 가능해 작품 기획과 설계 등 현업에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티켓판매 최대 점유율사인 인터파크티켓에 이어 업계 2위인 예스24 이엔티(ENT) 이선재 사업본부장은 자신들 같은 티켓판매사는 중간자적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합전산망이 시행되면 이득을 보는 플레이어도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플레이어도 있다"면서 "쉽게 (공연 관계자들을) 범법자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도 자리를 잡는데 10년 이상 걸렸고, 상당 금액의 지원책이 있었다. 공연계 역시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10년 동안 길을 걸어왔는데 너무 서두르지 않으면 확실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체부는 이번 공청회의 결과와 일반 국민들과 관계 부처, 지자체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정안을 확정한다. 국무회의 등을 거쳐 6월25일 ‘공연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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