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일 통합 총선 및 대선 로드맵 정하는 회의 앞두고 도발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리비아가 다시 내전 발발의 위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2011년 무아마르 카타피 독재정권의 붕괴 이후 약 4년간 이어졌던 내전이 어렵사리 임시 봉합된 후 불안한 동거상태를 유지해온 서부의 리비아통합정부(GNA)와 동부지역의 군벌 중 하나인 리비아국민군(LNA)이 트리폴리 인근에서 공습을 주고받으며 교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리비아통합정부를 향해 선전포고를 한 LNA의 총사령관인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은 누구이며, 그는 어떤 야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하프타르 사령관이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리비아통합정부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것은 지난 4일이었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14~16일 남부 가다메스에서 열리는 리비아 국가회의를 앞두고 통합정부 측과 조율을 위해 수도 트리폴리를 방문 중이었다.
리비아 국가회의는 내전 후 오랫동안 지연됐던 통합 총선 및 대선 실시를 위한 로드맵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앞서 지난 2월 리비아통합정부의 파예즈 알 사라즈 총리와 하프타르 사령관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서 만나 새로운 통합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를 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프타르 사령관이 전격 전쟁을 선포한 데에는 '리비아 국가회의'를 앞두고 통합정부 측이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즉, 하프타르 사령관이 리비아통합정부까지 장악해 권력자가 되겠다는 야심으로 트리폴리 공격을 단행했다는 이야기이다.
사라즈 총리가 하프타르의 도발에 대해 "배신당했다"고 말한 것은 위와 같은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하프타르는 "테러리스트들의 수도" 트리폴리에 대한 응징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70대 중반 나이로, 1969년 카다피가 주도한 쿠데타에 참여했다. 하지만 1987년 차드와의 전쟁 때 포로로 붙잡혔다. 이 때 카다피로부터 사실상 버림받자 반대파로 돌아섰다. 1990년 전쟁포로 신세에서 벗어난 이후에는 미국으로 이주해 시민권을 얻었다. 하지만 2011년 리비아로 돌아와 카다피를 축출하는 반군조직을 이끌었고, 2014년 동부지역 최대 군벌이 됐다.
하프타르는 강력한 반 이슬람주의자로 알려져있다. BBC에 따르면,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하프타르가 이끄는 LNA가 과연 트리폴리를 점령해 통합정부를 장악할 능력이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유럽외교위원회의 타렉 메게리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하프타르의 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할 수있다"는 것이다. 또 하프타르가 트리폴리 공격에 전격적으로 나선 것도,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빠르게 군사적으로 성공하는게 필요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