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내일 김연철·박영선 임명 강행할 듯…대치 정국 '벼랑 끝'

기사등록 2019/04/07 11:27:14

7일 재송부 시한 만료…8일 국무위원 5명 임명식 가질 듯

방미 전날인 9일 신임 장관 참석 '상견례' 국무회의 주재

탄력근로제, 최저임금 등 민생·개혁 법안 처리 차질 예상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2019.03.04.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2019.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만료되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訪美) 전 이들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민생·개혁 관련 법안들이 계류된 4월 국회 여야 대치 정국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국회에 김연철·박영선·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지만 ,국회는 지난 4일 진영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만 통과시켰다.

야당은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비래당은 두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을 하루 앞둔 6일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금이라도 잘못된 인사에 대해선 임명 강행이 아닌 지명 철회를 보여주고, 민정수석과 인사수석 경질로 국정 쇄신을 약속해 국민의 요구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은 대변인 역시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이미 난망한 청문보고서 채택 압박으로 ‘마이웨이’ 할 것이 아니라, 부글부글 끓는 민심을 제대로 읽고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 카드’를 신속히 찾고 마련함이 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와 상관없이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 오는 10일 방미 일정 전 임명하는 수순으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답하며 임명 강행을 시사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재경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편향된 대북관, 막말 발언, 부동산 차명거래 의혹 등을 언급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정진석, 강석호, 김재경, 유기준, 정양석, 김무성 의원. 2019.03.2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재경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편향된 대북관, 막말 발언, 부동산 차명거래 의혹 등을 언급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정진석, 강석호, 김재경, 유기준, 정양석, 김무성 의원. 2019.03.26. [email protected]
게다가 청와대는 야권에서 지적하고 있는 두 후보자의 결점 요소가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다. 도리어, 임명 강행은 역대 정부에서 해오던 것으로 국회에서 제 직무를 다 하지 못한 것이란 불만도 감지된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심각한 북한 편향성을 갖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는가'라는 이만희 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북한 편항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또 "청문보고서 없이 청와대로 올라온 사람 중에서 역대 정권에서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며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다는 뜻이지 그게 어떻게 부동의하겠다는 뜻이냐. 국회에서 직무를 다 하지 못한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임명 강행 시 여야 대치 정국은 더욱 극심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를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민생·개혁 관련 법안들의 처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이른바 '유치원 3법', 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과 택시기사 월급제 도입을 위한 '택시발전법 및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등도 현재 국회에 계류상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처리, 선거제 개편 법안 등도 안갯속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1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3.1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1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3.19.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시한이 만료되는 8일 5명의 장관 후보자 및 이미 임기를 시작한 신임 장관에 대한 임명식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방문 전인 오는 9일에는 2기 내각 신임 장관들이 참석하는 상견례 성격의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진영 후보자의 장관 임명안을, 지난 2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각각 재가(裁可)하면서 세 장관의 공식 임기는 시작된 상태다. 

김연철·박영선  후보자 임명 강행 시 문재인 정부 들어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10명으로 늘게 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보고서 채택 없이 8명의 장관급 인사를 임명한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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