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7000명 진화 작업 투입…1만3천명 추가 대기
항공기 35대·소방차 46대 투입…주한미군도 지원
부대 시설·장비 일부 소실…장병 인명 피해 없어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강원 영동지역에 역대급 산불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군 당국이 장병들과 헬기, 소방차 등 장비를 전방위적으로 투입하는 등 총력 지원하며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장병 7000여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군항공기 35대(육군 25대, 공군 10대), 소방차 46대가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 장병 1만3000여명은 추가 지원을 위해 대기 중이다.
전날부터 급속도로 확산된 산불로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인제 등 4개 시군에 특별재난사태가 선포됐다. 국방부는 날이 밝자 장병들과 장비를 산불 피해 현장에 긴급 투입돼 잔불 진화에 나섰다.
육군은 일출과 동시에 군 헬기 20여대, 22사단 등 8군단 예하 25개부대 6800여명을 투입했고, 오후 5시께 최종 정리후 주둔지로 복귀했다.
날이 저물면 야간 작전으로 전환해 군 열상장비 10여대를 운용하고, 9개 감시조를 투입해 잔불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확인할 계획이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낮 12시께 산불발생지역 현장대책본부를 방문해 주민 피해 현황과 긴급 복구 지원 물자 등 대민지원 소요를 점검했다.
김 총장은 "우리 장병들의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이번 국가적인 재난에 조기 피해 복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공군은 소방헬기 4대를 현장에 투입하고, 화물과 환자 수송을 위해 C-130 수송기 2대, CN-235 수송기 2대, HH-47 헬기 2대를 대기시켰다. 헬기 유류지원을 위해 급유차 10대도 동원됐다.
해군은 동해 망상지역 산불 진화에 1함대 병력 400여명과 소방차 2대를 투입했고, 산불이 추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 해병대 연대급 병력 1100여명과 상륙함 2척 등 신속기동부대를 대기시켰다.
주한미군도 한미연합사, 한국 합참과 협조해 UH-60 헬기 2대에 물을 퍼올려 지정된 지역에 떨어뜨리는 '밤비버켓'을 장착, 산불 진화 작업을 지원했다. 미 2사단 2전투항공여단 소속의 조종사와 승무원 9명이 작업을 지원하고, 필요시 추가 자산도 운용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요청에 따라 긴급 대피 한 주민들에게 나눠줄 식사용 전투식량 6800명 분을 지원했다. 전투식량은 점심때부터 이재민 등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됐다.
밤사이 산불이 인근 군부대까지 확산되면서 8군단 예하 부대 장병 25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갔지만 다행히 장병 인명 피해는 없었다. 대피했던 장병들은 산불이 잦아들면서 2300여명은 부대로 복귀해 정비와 개인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불로 부대 생활관과 창고, 일부 장비 등이 불에 소실됐지만 탄약이나 유류시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화재에 취약한 탄약고와 유류고 등은 안에 저장된 탄약과 유류를 미리 안전한 장소로 옮겨 피해가 없도록 선제적 조치를 했다"며 "정확한 피해 현황은 화재진화 후 집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전날 산불이 발생하자 오후 9시를 기해 국방부 재난대책본부를 운영했다. 국방부와 각 군은 산불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밤사이 국방부 긴급 재난대책회의를 주관해 산불 지역 군 장병과 부대시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이어 국가 총력 대응이 가능하도록 군 가용전력을 총 동원해 지원하고, 산불진화에 나서는 장병과 장비 운용에 있어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