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평가기준…자사고 재지정평가 예고된 파국

기사등록 2019/04/02 18:08:36

박근혜정부서 평가기준 변경하면서 갈등 예고

자사고 재지정 위해 70점 정도가 적정 주장도

일부선 "평가 안정화 위해 제도적 장치 필요"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소속 교장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2019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의 부당성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4.01.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소속 교장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2019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의 부당성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평가때마다 바뀌는 기준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평가를 두고 교육계가 혼란에 빠져 있다.

논란의 시작은 2015년 재지정평가를 앞두고 박근혜정부가 기준점수를 기존 70점에서 60점으로 낮추면서부터다. 문재인정부는 올해 재지정평가 기준점수를 70점으로 되돌렸다. 교육현장은 이렇듯 일관성없는 평가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재지정평가를 위한 운영성과평과 보고서를 제출한 곳은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3월29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13개교 모두 제출을 하지 않자 4월5일로 제출기한을 바꿨다.

서울은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두고 가장 격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지난 1일에는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가 부당하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서울에는 22개 자사고가 있으며 이 중 13개교가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다.

자사고 재지정평가는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실시됐다. 자사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5년마다 재지정평가를 받는다. 자사고가 지정 목적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2014년 재지정을 위한 기준점은 70점이었다. 그러나 첫 평가에 일부 자사고들이 탈락하게 되자 박근혜정부는 2015년 기준점을 60점으로 낮췄다. 당시 진보교육계를 중심으로 "자사고 봐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좋은교사운동 김영식 공동대표는 "기준점이 비정상적으로 낮게 책정된 상태에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문재인정부가 점수를 되돌렸기 때문에 지금같은 갈등은 어느정도 예견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재지정평가는 6개 평가영역 12개 평가항목 32개 평가지표로 구성됐다. 모든 지표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면 80점, '보통'에 해당하면 60점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보통과 우수 사이인 70점을 재지정의 기준으로 삼았다.

자사고에서는 평가기준 점수가 상향됐고 평가지표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정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교육당국은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기준점을 낮췄고, 2014년부터 실시해 온 평가여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중부대 교육학과 안선회 교수는 "전반적으로 기준을 높였지만 이 전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고, 법에 의해 평가를 받도록 돼 있어서 보고서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논리가 빈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이와 같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가기준과 절차가 보다 명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정책본부장은 "학교유형처럼 중요한 부분은 안정성을 위해 법에다 명기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며 "법령으로 만들지 시행령으로 만들지는 더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 예측가능성을 위해 기준을 만들 필요는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 전경원 소장은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기준점수가 또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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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4/02 18:08:3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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