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바쁜 英하원서 누드시위…"환경 보호하라!"

기사등록 2019/04/02 12:02:01

20여명 발가벗고 환경보호 시위

"브렉시트는 진짜 문제 아니다" 주장

【서울=뉴시스】 1일(현지시간) 두 번째 의향투표(indicative votes)에 앞서 토론이 한창인 영국 하원에 20여명의 환경운동가가 옷을 벗은 채 등장했다. 경찰은 이날 누드시위에 나선 이들 중 12명을 국가품위손상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캡처) 2019.04.02.
【서울=뉴시스】 1일(현지시간) 두 번째 의향투표(indicative votes)에 앞서 토론이 한창인 영국 하원에 20여명의 환경운동가가 옷을 벗은 채 등장했다. 경찰은 이날 누드시위에 나선 이들 중 12명을 국가품위손상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캡처) 2019.04.02.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1일(현지시간) 두 번째 의향투표(indicative votes)에 앞서 토론이 한창인 영국 하원에 20여명의 사람들이 옷을 벗은 채 등장했다. 일부는 하원 방청석에 설치된 유리에 자신의 몸을 붙여놓기 위해 초강력 접착제를 바른 채였다.

하원의원들은 이들을 힐끗 올려다보며 보며 관심을 표했으며, 존 버코우 하원 의장은 장내 소란과 관계없이 회의를 진행하겠다며 진정시켰다고 영국 ITV는 보도했다.

이들의 나체에는 '지금 입법 처리하라' '환경 파괴' 등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 문구가 검정 글씨로 쓰여있었다.

이들은 스스로를 비폭력 행동단체이며 불복종 시민 단체 익스팅션 리벨리온(Extinction Rebellion)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시위는 정치인들에 기후 변화와 생태계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시위자 중 한 명은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생명이 없는 행정에는 브렉시트도 없다. 브렉시트는 진짜 문제가 아니다"고 I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이날 국회 방청을 온 한 시민은 "그들이 갑자기 옷을 벗었다. 이들 중 두 사람의 몸에는 코끼리 그림과 함께 '기후 변화 위기'라고 쓰여 있었다"고 했다.

이들이 그린 코끼리는 '방 안의 코끼리'라는 서양 속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눈에 뻔히 보이는 문제이나 이를 입밖에 꺼낼 경우 닥칠 불편함 때문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 큰 장애물을 의미한다.

시위대는 성명을 통해 "정치인들은 몇 년 전에 처리했어야 할 문제를 지금에서 소란 떨지 말고 환경 위기에 정면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전까지 혼란을 멈추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총 20명으로 이들 중 8명은 초강력 접착제를 몸에 발라 국회 방청석의 유리에 몸을 부착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누드시위에 나선 이들 중 12명을 국가품위손상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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