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호주인 기고문
"북한, 강력한 제재에도 소비층이 증가하는 모습"
"곳곳에 수입품, 외국 음식점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평양의 지하철은 게임, 영화, 뉴스에 빠진 '스마트폰 좀비'로 가득하다. 내가 만난 북한 사람 중 스마트폰이 없는 유일한 사람은 2000년대 노키아의 피처폰을 사용하는 73세의 문학론 교수님뿐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대학 대학원에서 조선문학을 전공하는 호주 청년 알렉스 시글리의 기고문을 실어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을 전했다.
시글리는 "젊은 호주인이 북한의 최고 대학인 김일성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20대의 2년을 포기한다는 말을 들으면 다소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며 자신은 "김일성 대학에 있는 단 세 명의 서양 학생 중 한 명이며, 북한에서 유일한 호주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양의 주민들이 어떻게 살고, 일하고, 여유를 즐기는지에 대한 귀한 통찰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시글리는 고교 시절 러시아 혁명을 공부한 이후 줄곧 사회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중국학자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성장해 자연스럽게 아시아 문화를 접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던 그는 북한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같은 층 기숙사에 살며 교류를 하게 됐다고 했다. 시글리는 "그들과의 만남은 '북한인들은 세뇌된 사람들'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며 "내 호기심을 매우 자극했다"고 기록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시글리는 2018년 4월 김일성 대학에서 현대 북한 문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시글리는 자신이 현재 학생비자로 북한에 장기 체류하고 있으며 평양 곳곳을 살펴볼 수 있는 전례 없는 접근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대학 대학원에서 조선문학을 전공하는 호주 청년 알렉스 시글리의 기고문을 실어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을 전했다.
시글리는 "젊은 호주인이 북한의 최고 대학인 김일성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20대의 2년을 포기한다는 말을 들으면 다소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며 자신은 "김일성 대학에 있는 단 세 명의 서양 학생 중 한 명이며, 북한에서 유일한 호주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양의 주민들이 어떻게 살고, 일하고, 여유를 즐기는지에 대한 귀한 통찰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시글리는 고교 시절 러시아 혁명을 공부한 이후 줄곧 사회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중국학자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성장해 자연스럽게 아시아 문화를 접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던 그는 북한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같은 층 기숙사에 살며 교류를 하게 됐다고 했다. 시글리는 "그들과의 만남은 '북한인들은 세뇌된 사람들'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며 "내 호기심을 매우 자극했다"고 기록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시글리는 2018년 4월 김일성 대학에서 현대 북한 문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시글리는 자신이 현재 학생비자로 북한에 장기 체류하고 있으며 평양 곳곳을 살펴볼 수 있는 전례 없는 접근권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 과도기에 진입했다"며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경제 자유화라는 정부 정책을 통해 적게나마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시글리는 "그 변화의 움직임은 '외식'에서 엿볼 수 있다. 내가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 방문한 식당 중에는 최신 유행하는 샤브샤브집이 있다"며 "회전식으로 음식 재료들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움직이며 손님들은 표고버섯부터 마카로니까지 50여개의 재료를 골라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식당은 주말이면 늘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불고기, 비빔밥 등 한식 식당들 사이사이에 일본식 회전 초밥, 중국 음식점 등 외국 음식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시글리는 "점원이 '완전 KFC와 똑같다'고 설명한 햄버거 가게도 평양에 있는데 사실 맛은 맥도날드와 더욱 비슷했다"며 "단지 오이 피클이 없었을 뿐이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곰돌이 젤리로 유명한 하리보 젤리, 뉴질랜드산 쇠고기, 아디다스 스포츠 웨어와 도브 바디워시 등 수입품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또 북한 공산품의 질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만 해도 상점의 종이는 거친 회색이었으나 이젠 표백된 백색 종이로 가득하다"고 했다.
주민들 역시 서구 문화에 익숙하다고 그는 전했다.
시글리는 영어를 전공하는 학생과 한 학기 동안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다며 "그는 전 세계의 20대 남성과 다를 바가 없었다. 열렬한 축구팬으로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FC 소속 공격수)와 메시(FC 바르셀로나 소속 공격수)를 사랑했다"고 했다.
또 "그는 국제 정치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통일 한국의 외무부에서 일하기를 꿈꿨다"고 했다. 시글리는 "그가 호주 역시 일당제 국가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 나는 당황했지만 호주의 다당제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며 "그는 호주에도 공화주의 정당이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표현했지만 그들이 얼마나 약소한 정당인지 설명하자 약간 실망한 것 같았다"고 했다.
시글리는 유창한 한국말과 함께 북한 곳곳의 사진을 트위터(@AlekSigley)에 올리는 온라인상의 유명인사다. 그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를 통해 북한의 패션을 소개하는 등 서양인의 눈으로 본 북한의 모습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