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진서 9단 "이해가 되지 않는 패배, 없으면 좋겠다"

기사등록 2019/03/31 09:47:51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패배가 없으면 좋겠다. 하지 않을 실수를 해서 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최대한 후회가 남지 않게 열심히 할 것이다. 그게 목표다."

한국 바둑랭킹 2위인 신진서 9단은 당차고 겸손했다. "세계대회 우승에 대해서도 강박관념이 있으면 부담이 생길 것"이라며 "경쟁력을 키우겠다.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랭킹 1위 박정환(25) 9단, 중국랭킹 1위 커제(22) 9단과의 승부에 대해서는 "지금 확실히 밀리고 있다. 박 9단과 커제 9단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되면 세계대회 우승도 자연스럽게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역대 세계랭킹 1위 기사들은 공통적으로 전투가 세고 수읽기가 강했다. 그들과 비교해보면 나도 수읽기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약점을 보완해 후회없는 바둑인생을 만들고 싶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email protected]
우리나이로 올해 스무살이다. 부산에서 태어난 신 9단은 일찍부터 뛰어난 기재를 보였다. 다섯살 때 바둑을 시작했다. 바둑학원을 운영하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의 스승이었다. 부모를 앞지른 뒤 독학했고, 인터넷 바둑으로 실력을 키웠다. 2012년8월 '만 12세4개월'에 영재바둑입단대회를 통과해 프로가 됐다. "처음 시작할 때 입단을 목표로 했으면 바둑을 안 했을 것"이라며 "세계1인자가 되겠다는 더 큰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보니 당시에는 이창호(44)·이세돌(36) 9단처럼 되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돌아봤다.

"독학하면서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인터넷바둑으로 나보다 더 강한 상대와 가끔 둘 기회도 있었고,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더 좋았던 것 같다. 더이상 기력이 늘지 않을 정도로 올라갔을 때 가장 재미없을 수도 있는데, 나는 재미있었다. 바둑판이 넓지 않지만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한계가 없는 것이 바둑의 가장 큰 매력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email protected]
입단한 뒤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갔다. 2015년 렛츠런파크배와 하찬석국수배 영재바둑대회에서 우승했다. 2018년8월 이세돌 9단을 꺾고 GS칼텍스배 정상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이어 11월에는 부동의 1위였던 박정환 9단을 제치고 한국 프로바둑기사 랭킹 1위를 차지했다. 12월에는 제1회 천부배 결승에 올랐으나 중국의 천야오예(31) 9단에게 아쉽게 패하면서 세계대회 우승을 놓쳤다.

현재 국내 랭킹 2위인 그는 "어렸을 때는 바둑을 단순히 재밌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이기고 졌을 때 내가 감당해야 되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이겼을 때 기쁨보다 졌을 때의 아픔이 더 크다. 이걸 어떻게 견디고 최정상에 가야할지 많이 고민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졌을 때 무슨 생각을 하는 게 제일 좋을지 모르겠다. 하하."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email protected]
'2018 바둑 대상'에서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바둑 담당기자로 구성된 선정위원단과 네티즌 투표에서 41.30% 지지를 얻어 생애 첫 최우수 기사(MVP)를 거머쥐었고, 남자 연승상·남자 다승상·남자 승률상까지 휩쓸었다. 이 때를 바둑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꼽았다. "천부배에서 뼈아프게 지고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됐을 때다.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런데 바둑 팬들이 응원의 의미로 투표를 많이 해준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바둑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을 제치면서 충격과 공포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바둑의 정석으로 여긴다. "알파고가 처음 나왔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단점이 있다. 프로기사 입장에서 보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보이지 않는 존재인 알파고의 압도적인 실력에 힘이 빠질 수도 있지만, 아직 더 올라갈 길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AI의 모든 수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게 맞을 것 같다. AI가 궁극적으로 바둑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지, 그렇지 않을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성숙한 답변이 돌아왔다. "큰 상대한테 지면 정신적으로 안 좋아질 수 있다. 한순간에 추락할 수도 있다. 열심히 안 해서 1인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 지금처럼 꾸준히 공부할 생각이다. 내가 나태해져서, 바둑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안 좋아지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9년 3월 기준 한국 바둑 랭킹 2위 신진서 9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카페 봉순이네다락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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