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끊이지 않는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논란, 대안은?

기사등록 2019/03/28 06:3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환경공단 이사장 임명 과정서 한계 극명 노출

부실검증시 방만한 지방공기업 경영 이어져

인사권 견제·균형 위해 법제화 작업 선행돼야

【광주=뉴시스】 지난 25일 실시된 광주복지재단 대표이사에 대한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사진=뉴시스 DB)
【광주=뉴시스】 지난 25일 실시된 광주복지재단 대표이사에 대한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사진=뉴시스 DB)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위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광주시가 일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서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지방의회 인사청문회가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데다, 단체장과 시의회 모두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일당독점 구조라는 점에서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단체장 인사권에 대한 견제와 균형, 공공기관장의 역량 검증이라는 인사청문회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법적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사청문회 논란 가중 

 광주시와 시의회가 인사청문회 대상 기관으로 협약한 공공기관은 메이저급 8개 기관이다.

 공사·공단 4곳, 출자·출연기관 20곳 등 총 24개 공공기관 가운데 기관장에 대한 인사검증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광주도시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환경공단, 광주복지재단, 광주여성재단, 광주문화재단, 광주신용보증재단 등이다.

 민선 7기 들어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물갈이'가 이어지면서 인사청문회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노경수 광주도시공사 사장, 정종태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김강열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등 4명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됐으며 신일섭 광주복지재단 후보자가 인사청문 절차를 밟고 있다.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통해 낙마한 사례는 첫번째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후보로 지명됐던 정상용 후보자가 유일하다. 전문성 부족과 자녀 병역기피 등이 도마위에 오르자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했다.

 다른 일부 기관장 후보자들도 여러가지 자질시비가 일었지만 이용섭 광주시장의 임명 강행으로 청문회 벽을 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논란의 핵심이 됐던 것은 지난 21일 단행된 김강렬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임명절차였다.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위가 과거 환경단체 대표 재임 당시 횡령·배임 의혹 등을 들어 사실상 부적격 의견을 냈지만 이용섭 시장은 임명을 강행했다.

 해당 환경단체 정관상 대표는 ‘무보수 명예직’이었는데, 김 후보자는 6년 동안 1억여원의 급여(본인은 활동비 주장)를 받았고 청문특위 과정에서 말바꾸기 등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위는 김 후보자가 30여년 간 환경운동에 헌신했던 점을 고려해 전문성과 현장능력은 인정하면서도 도덕성과 경영능력 면에서는 낙제점을 줬다.

 하지만 이용섭 시장은 공공기관장의 3대 자격요건인 업무 전문성과 리더십, 방향성을 기본에 두고 의회와 시민단체, 언론 등 지역사회의 여론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김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후보자가 일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의회가 부적격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광주발전에 헌신할 기회를 주기로 판단했다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공단 이사장 임명에 붙여'라는 입장문을 통해 “산하 기관장 인사를 구체적인 확인 절차나 근거 없이 폄훼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등의 격한 표현으로 또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물론 환경공단 이사장 자리가 지난해 말 전임 안용훈 이사장 사임 이후 4개월 가량 공석이었고 더이상의 경영공백 사태가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현실적인 문제는 인정이 된다. 또 정상용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이어 김강열 이사장까지 낙마한다면 인사권이나 인사검증 시스템에 상처를 입게 된다는 점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광주시의회는 현재 광주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지명된 신일섭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5일 인사청문특위에서는 어김없이 전문성 부족과 도덕성 문제, 보은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29일 특위 간담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복지 관련 시민단체들이 잇따라 반대성명을 내고 있다. 이용섭 시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인사청문회 한계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위가 아무리 의혹을 제기하고 부적격 의견을 내놓아도 시장이 임명해버리면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

 광주시 인사청문회가 지난 2015년 2월 광주시와 시의회가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도입된 것이어서 법적근거나 강제성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시의외 인사특위의 결정은 단순히 권고사항에 그칠 뿐이다.

 이는 전국의 지방의회가 대부분 상황이 마찬가지다. 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곳은 모두 11곳이다. 이 중에 법적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곳은 제주도의회로 상위법인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인사청문회 실시에 관한 예규를 두고 있다.

 나머지 지방의회는 조례 등의 법적근거 없이 협약에 따라 실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의회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2년 4월 '지방공기업 사장 등에 대한 인사검증 청문회 운영 조례안'을 의결했으나 광주시장이 '상위 법령을 위반했다'며 대법원에 제소해 결국 무효 판결이 났다.

 인사청문회가 겉돌고 있는 것은 시의회 내부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광주시장과 시의회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일색이어서 핵심을 찌르는 비판과 견제가 쉽지 않다. 청문회에 임하는 일부 시의원들이 후보자들의 의견을 들어주거나 심지어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준의 질문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칫 시의회 인사청문특위가 하나의 통과의례로 치부되고 시의원들이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안은

 부실한 인사청문회는 경쟁력 없는 후보자들을 걸러내지 못하고, 이는 곧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 자질, 업무수행 능력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을 때 가져올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체장의 인사권을 견제하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공공기관장을 뽑기 위해서는 지방의회 인사청문회가 제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인사청문회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단순히 합의사항이 아니라 법적인 근거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야만 적격과 부적격에 대한 판단이 구속력을 갖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방공기업법 일부개정안(김광수 의원 대표발의)과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황주홍 의원 대표발의) 등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규정을 담은 5개 법안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조례 제정 등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상위법 규정이 마련되면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인사청문의 대상이나 기준, 운영방식 등에 관해 상세규정을 만들어 자치법규로 제정해야 하는데 아직은 감감무소식이다.

 인사청문회가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거나 신상털이식, 흠집내기식으로 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런 법제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인사청문회 관련법안을 대표발의한 민주평화당 김광수(전주시 갑) 의원은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기관장 자리에 단체장 측근이나 선거 공신들이 선임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집행부와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바로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방의회 인사청문제도를 그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초점] 끊이지 않는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논란, 대안은?

기사등록 2019/03/28 06:30:00 최초수정

이시간 핫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