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지훈 김태규 기자 = 외신을 통해 소개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지난 15일 평양 회견 내용은 미리준비했던 발언문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하노이 비공개 회담 때 협상장 내부의 구체적인 분위기를 비롯해 수위가 높은 비난적 표현은 발언문에 적어놨지만 참석 외신들을 통해 소개되지는 않았다.
25일 뉴시스가 입수한 최 부상의 회견 발언문 원문은 A4 용지 4장 분량에 달했다. 글자 수로는 3000자가 조금 못됐다. 최 부상은 해당 발언문을 각국 평양주재 외교관과 러시아 타스, 미국 AP통신 등 회견장 내 기자들에게 사전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스냅백' 제안 협상 타결 시도…회견서 생략
발언문과 실제 회견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스냅백(snapback) 조항을 언급하며 협상 타결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최 부상이 준비한 발언문에는 관련 내용이 담겨있던 반면, 실제 회견 기사엔 포함되지 않았다.
스냅백 조항이란 서로가 약속한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이전 상태로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일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합의를 맺었어도 이행 여부에 따라 제재를 원상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었다고 최 부상은 주장했다.
최 부상의 발언문에는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북한)이 핵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라는 내용을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신축성 있는 입장을 취했다"고 적혀 있다.
북한의 현실적 제안은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와 민생관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일부 해제를 맞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회담 결렬 직후 하노이 현지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하노이 선언' 초안에 스냅백 조항을 추가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반대하면서 합의는 무산됐다고 최 부상은 주장했다.
최 부상은 준비한 발언문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들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하였다"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였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타스·AP통신 등 회견 참석 언론사의 기사를 통해 소개되지는 않았다. 최 부상이 회견 과정에서 관련 언급을 생략한 것인지, 언급은 했지만 기사화가 안 된 것인지 등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말 안 가리고 마구 내뱉어"…볼턴 원색 비난도 빠져
타스·AP통신 등 외신 기사에는 최 부상이 볼턴 보좌관을 향해 쏟아낸 원색적인 비난도 소개되지 않았다. 폼페이오·볼턴의 비타협적인 요구가 회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수준의 표현만이 등장한다.
그나마 외신 보도에는 "미국의 기이한(eccentric) 협상 태도에 당혹스러웠다", "미국의 강도 같은(gangster-like)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 등의 표현이 가장 수위가 센 편에 속했다.
그러나 최 부상은 발언문에서 "제2차 수뇌회담 이후 미국 고위관리들 속에서는 아주 고약한 발언들이 연발되고 있다"며 "특히 볼턴은 대화 상대방인 우리에 대해 말을 가려하지 못하고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 모르고 마구 내뱉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우리 최고지도부와 우리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할 때 그 후과가 어떠할 것인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
마치 지난해 5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 부상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겨냥해 '아둔한 얼뜨기'라고 공격했던 당시를 연상케 했다.
그 때도 최 부상은 담화에서 "펜스는 자기의 상대가 누구인가를 똑바로 알지 못하고 무분별한 협박성 발언을 하기에 앞서 그 말이 불러올 무서운 후과에 대해 숙고했어야 하였다"고 표현했다.
◇'황금같은 기회', '강도 같은 태도'…외신, 원문 대신 영어식 표현
한편 최 부상이 언급한 일부 표현은 외신 기자들의 번역 과정에서 조금씩 다르게 전달되기도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협상 결렬로 인해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의 기회를 놓쳤다는 의미로 외신들은 하나같이 "미국이 황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the U.S. has thrown away a golden opportunity this time)"고 표현했다.
하지만 최 부상은 발표문에서 "이번에 미국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다. 삼국지(三國志)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로 '천년에 한 번 만날 정도로 좀처럼 만나기 힘든 매우 드문 기회'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외신에는 '황금같은 기회'로 소개됐다.
이외에도 최 부상은 비핵화 전에는 제재 해제가 없다고 고수한 미국의 입장을 두고 "명백히 하건대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립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타스·AP통신은 "미국의 강도 같은(gangster-like)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표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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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비공개 회담 때 협상장 내부의 구체적인 분위기를 비롯해 수위가 높은 비난적 표현은 발언문에 적어놨지만 참석 외신들을 통해 소개되지는 않았다.
25일 뉴시스가 입수한 최 부상의 회견 발언문 원문은 A4 용지 4장 분량에 달했다. 글자 수로는 3000자가 조금 못됐다. 최 부상은 해당 발언문을 각국 평양주재 외교관과 러시아 타스, 미국 AP통신 등 회견장 내 기자들에게 사전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스냅백' 제안 협상 타결 시도…회견서 생략
발언문과 실제 회견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스냅백(snapback) 조항을 언급하며 협상 타결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최 부상이 준비한 발언문에는 관련 내용이 담겨있던 반면, 실제 회견 기사엔 포함되지 않았다.
스냅백 조항이란 서로가 약속한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이전 상태로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일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합의를 맺었어도 이행 여부에 따라 제재를 원상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었다고 최 부상은 주장했다.
최 부상의 발언문에는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북한)이 핵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라는 내용을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신축성 있는 입장을 취했다"고 적혀 있다.
북한의 현실적 제안은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와 민생관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일부 해제를 맞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회담 결렬 직후 하노이 현지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하노이 선언' 초안에 스냅백 조항을 추가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반대하면서 합의는 무산됐다고 최 부상은 주장했다.
최 부상은 준비한 발언문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들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하였다"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였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타스·AP통신 등 회견 참석 언론사의 기사를 통해 소개되지는 않았다. 최 부상이 회견 과정에서 관련 언급을 생략한 것인지, 언급은 했지만 기사화가 안 된 것인지 등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말 안 가리고 마구 내뱉어"…볼턴 원색 비난도 빠져
타스·AP통신 등 외신 기사에는 최 부상이 볼턴 보좌관을 향해 쏟아낸 원색적인 비난도 소개되지 않았다. 폼페이오·볼턴의 비타협적인 요구가 회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수준의 표현만이 등장한다.
그나마 외신 보도에는 "미국의 기이한(eccentric) 협상 태도에 당혹스러웠다", "미국의 강도 같은(gangster-like)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 등의 표현이 가장 수위가 센 편에 속했다.
그러나 최 부상은 발언문에서 "제2차 수뇌회담 이후 미국 고위관리들 속에서는 아주 고약한 발언들이 연발되고 있다"며 "특히 볼턴은 대화 상대방인 우리에 대해 말을 가려하지 못하고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 모르고 마구 내뱉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우리 최고지도부와 우리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할 때 그 후과가 어떠할 것인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
마치 지난해 5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 부상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겨냥해 '아둔한 얼뜨기'라고 공격했던 당시를 연상케 했다.
그 때도 최 부상은 담화에서 "펜스는 자기의 상대가 누구인가를 똑바로 알지 못하고 무분별한 협박성 발언을 하기에 앞서 그 말이 불러올 무서운 후과에 대해 숙고했어야 하였다"고 표현했다.
◇'황금같은 기회', '강도 같은 태도'…외신, 원문 대신 영어식 표현
한편 최 부상이 언급한 일부 표현은 외신 기자들의 번역 과정에서 조금씩 다르게 전달되기도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협상 결렬로 인해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의 기회를 놓쳤다는 의미로 외신들은 하나같이 "미국이 황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the U.S. has thrown away a golden opportunity this time)"고 표현했다.
하지만 최 부상은 발표문에서 "이번에 미국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다. 삼국지(三國志)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로 '천년에 한 번 만날 정도로 좀처럼 만나기 힘든 매우 드문 기회'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외신에는 '황금같은 기회'로 소개됐다.
이외에도 최 부상은 비핵화 전에는 제재 해제가 없다고 고수한 미국의 입장을 두고 "명백히 하건대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립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타스·AP통신은 "미국의 강도 같은(gangster-like)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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