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백스톱' 새 합의에 관한 조프리 콕스 검찰총장의 법적 의견서 발표로 영국 하원의 12일 저녁 7시(13일 새벽3시) 브렉시트 합의안 2차 투표가 또다시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백스톱'이란 무엇인가. 야구장 포수 뒷편에 놓인 철망인 백스톱(backstop)은 최소한의 보장, 최후의 보루, 마지막 안전장치 및 완전한 보험을 뜻한다. 무엇에 대한 보험이고 보장인가.
영국은 본토 브리튼 섬과 아일랜드해 건너 아일랜드 섬 맨위쪽의 영토 북아일랜드로 이뤄져있다. 아일랜드섬 원주인인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나라가 다르므로 국경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이 같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되면서 EU의 대원칙인 물자와 사람의 이동 자유에 근거해 경비병, 통관 시설 등 국경의 인프라가 없다. 차도 그냥 멈추지 않고 질주하는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제의 '하드' 국경이 사라진 것이다.
백스톱은, 브렉시트로 영국은 비 EU 국가, 아일랜드공화국은 EU 국가로 남남이 될 때, '가장 나쁜 탈퇴 합의안 아래서도, 최소한(백스톱)', 지금처럼 하드 국경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국경에 관해 지금보다 더 좋은 수가 도출되면 모를까 그렇기 전에는 '실제 국경 부재'의 현재상황이 최악 조건(백스톱)으로서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가 다르고, 블럭이 달라졌으면 실제의 하드 국경이 생기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국경이 지금처럼 없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EU와 아일랜드는 버리지 못한다. 아일랜드섬의 역사 때문이다. 영국은 아일랜드섬을 1500년대에 식민화했고 아일랜드공화국은 1922년에야 독립했다. 이때 지금의 북아일랜드는 주민투표로 영국을 택했다. 북아일랜드 내 소수파 카톨릭 교도들은 투표 때 아일랜드공화국을 선택했지만 영국령이 된 뒤 아일랜드공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영국 국적인으로 북아일랜드에 그대로 남았다. 다수파인 영국 지향의 개신교도 이웃과 사이가 좋을 리 없다. 1960대 중반부터 양쪽간에 무장 폭력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3700명의 인명이 희생된 뒤인 1998년에야 양쪽이 평화협정을 맺어 지방정권을 분할균점하고 있다.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의 '실제 국경 부재'는 EU 원칙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평화협정에서 동력을 얻고 또 상징한다. 만약 브렉시트와 함께 기계적으로 아일랜드공과 북아일랜드 사이에 하드 국경이 생기게 된다면 북아일랜드 내 평화도 붕괴되고 말 것이라는 것이 아일랜드공화국과 EU의 생각이다.
영국이 예전처럼 대영제국이라면 이런 사고방식을 무시해버릴 수 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탈퇴하면서도 영국은 거대한 단일시장을 형성한 27개국의 EU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또 EU와 합의안을 이끌어내야 브렉시트할 수 있는 것이다. EU는 합의안에다 아일랜드섬 국경 관련 백스톱 조항을 쇠말뚝처럼 박아넣었다.
이 조항을 브렉시트다운 브렉시트를 원하는 보수당 내 강경 브렉시트파들이 혐오하고 반대해서 합의안 1차 투표가 230표 차로 부결된 것이다. 지금처럼 국경이 없으려면, 브렉시트 후에도 북아일랜드는 물론 브리튼 섬 본토 포함 영국 전역이 EU의 관세동맹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경 없이 물자가 통관된다. 이렇게 되면 EU 거대 단일시장 접근이 수월지기는 하겠지만 영국은 다른 나라와 독자적인 무역협정을 맺을 법적 자격이 없다.
메이 총리는 이 백스톱 조항에다 무기한이 아닌 특정 기간의 시한부 및 영국 일방 해제 가능을 첨부시키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EU의 양보를 얻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2차 투표를 20시간 앞둔 12일 새벽 융커 집행위원장이 '영국이 일방적으로 백스톱 조항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영국민에게 알렸다.
그러나 조프리 콕스 검찰총장이 검토한 결과 새 합의안에도 불구하고 "국제법 상으로 영국이 EU의 합의 없이 백스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EU가 응락해야 영국은 아일랜드섬 국경 관련 백스톱 조항으로부터 자유, 즉 EU 관세동맹 예속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말이다.
[email protected]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백스톱'이란 무엇인가. 야구장 포수 뒷편에 놓인 철망인 백스톱(backstop)은 최소한의 보장, 최후의 보루, 마지막 안전장치 및 완전한 보험을 뜻한다. 무엇에 대한 보험이고 보장인가.
영국은 본토 브리튼 섬과 아일랜드해 건너 아일랜드 섬 맨위쪽의 영토 북아일랜드로 이뤄져있다. 아일랜드섬 원주인인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나라가 다르므로 국경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이 같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되면서 EU의 대원칙인 물자와 사람의 이동 자유에 근거해 경비병, 통관 시설 등 국경의 인프라가 없다. 차도 그냥 멈추지 않고 질주하는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제의 '하드' 국경이 사라진 것이다.
백스톱은, 브렉시트로 영국은 비 EU 국가, 아일랜드공화국은 EU 국가로 남남이 될 때, '가장 나쁜 탈퇴 합의안 아래서도, 최소한(백스톱)', 지금처럼 하드 국경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국경에 관해 지금보다 더 좋은 수가 도출되면 모를까 그렇기 전에는 '실제 국경 부재'의 현재상황이 최악 조건(백스톱)으로서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가 다르고, 블럭이 달라졌으면 실제의 하드 국경이 생기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국경이 지금처럼 없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EU와 아일랜드는 버리지 못한다. 아일랜드섬의 역사 때문이다. 영국은 아일랜드섬을 1500년대에 식민화했고 아일랜드공화국은 1922년에야 독립했다. 이때 지금의 북아일랜드는 주민투표로 영국을 택했다. 북아일랜드 내 소수파 카톨릭 교도들은 투표 때 아일랜드공화국을 선택했지만 영국령이 된 뒤 아일랜드공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영국 국적인으로 북아일랜드에 그대로 남았다. 다수파인 영국 지향의 개신교도 이웃과 사이가 좋을 리 없다. 1960대 중반부터 양쪽간에 무장 폭력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3700명의 인명이 희생된 뒤인 1998년에야 양쪽이 평화협정을 맺어 지방정권을 분할균점하고 있다. 아일랜드공화국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의 '실제 국경 부재'는 EU 원칙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평화협정에서 동력을 얻고 또 상징한다. 만약 브렉시트와 함께 기계적으로 아일랜드공과 북아일랜드 사이에 하드 국경이 생기게 된다면 북아일랜드 내 평화도 붕괴되고 말 것이라는 것이 아일랜드공화국과 EU의 생각이다.
영국이 예전처럼 대영제국이라면 이런 사고방식을 무시해버릴 수 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탈퇴하면서도 영국은 거대한 단일시장을 형성한 27개국의 EU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또 EU와 합의안을 이끌어내야 브렉시트할 수 있는 것이다. EU는 합의안에다 아일랜드섬 국경 관련 백스톱 조항을 쇠말뚝처럼 박아넣었다.
이 조항을 브렉시트다운 브렉시트를 원하는 보수당 내 강경 브렉시트파들이 혐오하고 반대해서 합의안 1차 투표가 230표 차로 부결된 것이다. 지금처럼 국경이 없으려면, 브렉시트 후에도 북아일랜드는 물론 브리튼 섬 본토 포함 영국 전역이 EU의 관세동맹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경 없이 물자가 통관된다. 이렇게 되면 EU 거대 단일시장 접근이 수월지기는 하겠지만 영국은 다른 나라와 독자적인 무역협정을 맺을 법적 자격이 없다.
메이 총리는 이 백스톱 조항에다 무기한이 아닌 특정 기간의 시한부 및 영국 일방 해제 가능을 첨부시키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EU의 양보를 얻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2차 투표를 20시간 앞둔 12일 새벽 융커 집행위원장이 '영국이 일방적으로 백스톱 조항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영국민에게 알렸다.
그러나 조프리 콕스 검찰총장이 검토한 결과 새 합의안에도 불구하고 "국제법 상으로 영국이 EU의 합의 없이 백스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EU가 응락해야 영국은 아일랜드섬 국경 관련 백스톱 조항으로부터 자유, 즉 EU 관세동맹 예속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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