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교착국면 향후 전망은…내달까지 기싸움 이어질 듯

기사등록 2019/03/12 11:42:53

협상 문 열어뒀지만…美 '빅딜' 北 '단계 협상' 입장 고수

다음 달 北최고인민회의 이전 위성발사 준비 끝낼듯

비건 대북특별대표도 '강경노선'으로 선회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고 있다. 2019.02.28.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고 있다. 2019.02.28.
【서울=뉴시스】강영진 기자 =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결렬에 이르게 한 양국의 입장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양국은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어 결렬 이후 국면이 아직은 극단적 대치 상황으로 비화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북한의 서해발사장 위성 발사 준비 움직임이 여전히 파국을 촉발할 수 있는 뇌관으로 도사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하노이 회담 이후 침묵해온 북한 매체들이 12일 일제히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북미)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하노이 수뇌회담에서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하시었다"고 전했다.

'조선의 오늘'과 통일신보도 하노이 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하면서 두 정상이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시며 작별인사를 나누시었다"고 언급했다.

북한 매체들의 보도는 서해 로켓발사장의 발사준비 움직임과 상충된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 로켓발사를 강행함으로써 협상 국면을 파국으로 끌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이 실린다. 

다만 북한의 공식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또는 외무성 등의 정부 기관들은 위 매체들이 밝힌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어 북한의 입장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통일신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영변 핵단지 폐기와 일부 제재 해제를 제안한 것이 "두 나라 사이의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원칙에 따라 가장 현실적이며 통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북한은 영변 핵단지 전체의 폐기와 민생관련 경제제재의 해제를 맞바꾸는데서 비핵화 과정을 시작하자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고수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미국은 북한보다 앞서서 하노이 회담에서 제시한 "빅딜"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연일 방송에 출연해 핵물질 생산 시설과 핵폭탄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파괴무기의 제거가 미국의 목표임을 밝히고 있다.

또 하노이 회담에 앞서 북한과 실무협상을 책임지면서 '단계적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조차 새삼 '빅 딜'을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미국의 입장이 대통령부터 실무선까지 모두 통일돼 있음을 과시했다.

볼턴 보좌관과 비건 대표는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문은 열려 있다"면서 "북미간 긴밀한 대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 서해 미사일 발사장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발사장 복원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이번 복원 감지는 지난 2월 28일 결렬된 북미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것이어서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으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미사일 활동을 시작했다고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2019.03.08.
【워싱턴=AP/뉴시스】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 서해 미사일 발사장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발사장 복원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이번 복원 감지는 지난 2월 28일 결렬된 북미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것이어서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으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미사일 활동을 시작했다고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2019.03.08.
문제는 북한이 서해 로켓발사장에서 보이고 있는 발사 준비 움직임이다. 북한의 발사 준비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척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는 2012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과 식량지원을 교환하는 내용의 2.29합의(일명 윤일 합의)를 맺었으나 약 한달여만에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함으로써 합의가 깨진바 있다.

이같은 전례에 비추어 북한이 하노이회담 전부터 서해 발사장을 정비하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달이면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공식적 입장 표명 없이 비공식 선전매체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양보를 촉구하는 모습은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을 바꿀 의사가 아직은 없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북한의 위성 발사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 비건 대표가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강조, 북한의 행동이 자칫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볼턴 보좌관과 비건 대표는 북한의 위성 발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의도적으로 북한 움직임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행동으로 엄포를 놓지 말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북한 비공식 매체들이 일제히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상황에 대해 보도하고 나선 것은 아직 북한이 미국의 반응을 떠보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미국 입장이 전혀 변화할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 외무성이나 국무위원회, 또는 정부 성명 등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북한은 수많은 변수들을 점검해야 한다. 제재에 따른 경제난, 바닥나고 있는 외화보유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 남북관계 등이 위성 발사 이후 어떻게 변화할 지를 판단하고 대비책을 마련한 뒤에 행동에 나설 것이다. 이와 함께 위성 발사를 강행할 지도 결정할 것이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양국은 여전히 서로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면서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런 대치 국면이 오래 가진 않을 전망이다. 특히 북한으로선 위성 발사를 할 것처럼 준비하는 모습을 길게 이어가기 어렵다. 최고지도자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시간을 끄는 우유부단한 모습은 북한 주민들을 혼란에 빠트릴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은 어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했다. 이들이 첫 회의를 여는 다음달 중순이 김정은 위원장 2기의 출범을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늦어도 이 때까지 북한은 로켓을 발사할 지 아니면 미국과 다시 협상에 나설 지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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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3/12 11:42:5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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