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업계, 후판 가격 인상 놓고 '신경전'

기사등록 2019/03/12 09:53:51

철강업계 "원자재값 올라 가격인상 불가피"

조선업계 "업황 회복 아직 아냐…큰 부담"

t당 5만원 놓고 협상 "인상폭 조정될 것"


(사진 = 포스코 후판)
(사진 = 포스코 후판)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이달 합의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 업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상반기 가격 협상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을 만들 때 쓰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20% 안팎을 차지한다. 두 업계는 반기(6개월)마다 회사별로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조선업계는 지난 7일 "조선업계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후판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성명서에서 "조선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후판 가격은 지속 상승해 조선업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박 발주량이 2016년 1340만CGT로 바닥을 찍은 뒤 2017년(2800만CGT)과 지난해(3180만CGT) 점진적 증가세를 보였지만 최근 6년간 평균 발주량(3725만CGT)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용 후판은 2016년 하반기부터 5반기 동안 톤당 약 30만원 인상됐다. 조선협회는 "올해 대형 조선 3사 후판 소요량은 510만톤 내외로 예상되고 톤당 5만원이 인상되면 고스란히 2550억원의 원가 부담을 지게 된다"며 "선가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업계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그동안 손실을 보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상에서 t당 5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리더인 포스코는 1월 말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년간 조선업계가 어려운 상황인 것을 고려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후판을 공급하기도 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진데다 조선업황도 회복 조짐이 보이는 만큼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0년대 중반 후판 가격은 톤당 100만원을 웃돌았지만 수주 절벽이 시작된 2015년 이후 t당 50만원 선으로 반 토막 났다. 현재는 톤당 70만원 중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안팎에서는 인상폭이 조정되는 수준에서 두 업계가 합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가 지난달 중순 열연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만큼 후판 가격이 오르는 것은 사실상 기정사실"이라며 "철강업계는 5만원 인상을 바라고 있지만 협상을 통해 그 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합의를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부담 요인으로 지목하는 만큼 일부는 중국 등 외국산 후판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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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업계, 후판 가격 인상 놓고 '신경전'

기사등록 2019/03/12 09:53:5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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