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김치 먹은 생쥐, 체중 18%↓…정육각형 결정, 새물 천일염 효과
생산·출하·유통정보 이력 추적 '천일염 이력제' 도입…천일염 품질 균일화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국산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가 비만과 지방간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새물 천일염'으로 담근 배추김치가 비만을 억제하는데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새물 천일염은 새 간수만 포함된 천일염이다. 정육각형 결정으로, 1원짜리 동전 크기다.
박건영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한국수산회 주최로 지난 8일 전남 목포 호텔현대에서 열린 '건강한 소금 바로 알리기 포럼'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박건영 교수는 이날 '천일염과 비만·암의 상관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생쥐 70마리를 7개 그룹(각각 10마리씩)으로 나눈 뒤 각 그룹별로 다양한 소금으로 담근 김치와 고지방 사료를 함께 투여한 결과 새물 천일염으로 간한 김치를 먹은 생쥐의 체중이 가장 덜 늘어났다"고 말했다.
연구 시작 전 7개 그룹 생쥐의 평균 무게는 모두 20g이었다. 각종 소금으로 간한 김치와 고지방 사료를 17주간 먹인 뒤 잰 무게는 그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새물 천일염 김치를 17주간 먹은 생쥐의 평균 무게는 36.4g으로, 일반 소금 김치를 먹은 생쥐(42.9g)보다 18%나 적었다. 일반 천일염 김치를 먹은 생쥐의 평균 무게(41.7g)도 일반 소금 김치를 먹은 생쥐보다 적었으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박 교수는 "새물 천일염 김치를 먹은 생쥐의 17주 후 무게가 오히려 16주 후 무게보다 적은 것이 놀라웠다"며 "새물 천일염이 적당한 마그네슘 농도를 가진 것이 생쥐에서 다이어트 효과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새물 천일염 김치는 간(肝)에서의 지방축적 억제 효과도 나타냈다. 연구 개시 17주뒤 간 무게가 새물 천일염 김치를 섭취한 생쥐에서 최저치(1.4g)를 기록했다. 일반 천일염 김치를 먹은 생쥐와 일반 소금 김치를 먹은 쥐의 간 무게는 각각 1.5g·1.7g이었다.
박 교수는 "이 결과는 새물 천일염 김치가 한국인에게 흔한 지방간 예방에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새물 천일염은 마그네슘·황 함량이 일반 소금은 물론 일반 천일염보다 훨씬 낮았다.
박 교수는 "천일염의 쓴맛 성분인 마그네슘의 양을 낮추는 등 기술적으로 약간 개선하면 맛이 좋아질 뿐 아니라 비만·암·노화·염증·혈관질환 등을 예방하는 소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제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국산 천일염의 우수한 품질 관리를 위해 생산·출하·유통정보 등 이력을 추적 관리하는 '천일염 이력제도'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이세은 공주대 생물생명공학부 박사는 국산 천일염에 대해 자연에서 생산한 미네랑이 풍부한 건강소금이라고 운을 뗀 뒤 "천일염의 식품학적 안전과 위생관리를 위해 염전 바닥을 갯벌 토판이나 옹기·타일, 황토 벽돌 등을 바꾸고, 해주(함수 저장시설) 지붕과 골조, 벽면 소재 등도 식품 적합 재질로 갖췄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외부 노출을 최소한 소금창고 ▲환경 친화적인 식품용 소재 사용 ▲수로 바닥· 목재 등 식품용 소재 사용 ▲일정 간격 여과망 설치(부유물 차단 구조) ▲품질 균일화·불용분 저감화를 위한 산지종합처리장 등이 천일염의 안전과 위생관리를 위한 주요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생산·출하·유통정보 등 이력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천일염 이력제도 도입은 제품 신뢰되를 향상시키고,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생산자 입장에서 제품 이미지 향상과 홍보에 도움이 되고, 정부 입장에서 식품 이력 정보관리가 가능해져 식품 안전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해수부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천일염산업 발전방안'에는 천일염의 저장·가공·유통 기능이 연계된 천일염 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하고, '김치류와 절임류'에 대한 소금 원산지 표시 의무화, 천일염 이력제 등을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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