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대우조선 합병 장벽은 '독과점'

기사등록 2019/03/08 09:30:02

수주잔량 기준 세계 조선업의 20% 차지…LNG선 점유율은 60%

한국뿐 아니라 유럽·美 등 주요국 기업결합 심사 통과해야

"조선업, 선주가 지배력 갖고 있는 시장…결합 자체 막기 어려울 것"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이 2위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조선업 재도약의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선박수주 1위 탈환에 이어 과당경쟁 해소로 수익성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울산 동구지역 경제는 조선산업의 침체 여파로 거의 탈진상태다. 대우조선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동구지역, 울산시 경제가 회생·재도약하기를 기해년 벽두에 고대해 본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2019.02.01.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이 2위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조선업 재도약의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선박수주 1위 탈환에 이어 과당경쟁 해소로 수익성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울산 동구지역 경제는 조선산업의 침체 여파로 거의 탈진상태다. 대우조선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동구지역, 울산시 경제가 회생·재도약하기를 기해년 벽두에 고대해 본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2019.02.01.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국내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 거대 조선사의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노조 반발, 반독점 규제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은 쌓여 있어 최종 합병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8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 지분을 넘기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후 현대중공업지주 및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한다.

인수 구조는 현대중공업을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과 현대중공업(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조선합작법인에 현물출자해 조선합작법인의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조선통합법인 산하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편입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통합법인의 1대 주주가 되고 산은은 현물출자 대신 신주를 배정받아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1조5000억원을 지원하고 자금이 부족하면 1조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본계약 체결로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독과점 해결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21%에 이른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양사가 합칠 경우 점유율이 60% 가까이 된다.

이 때문에 초대형 조선사의 출범으로 해외 경쟁업체들이 시장 독과점 우려 등을 제기하며 반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 인수를 완전히 마무리 지으려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 전세계 30여개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심사 자체가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각 국의 판단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는 각국의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수 및 유상증자 등이 빨라야 올해 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가 성사되려면 국내 공정위는 물론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기업결함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국가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설 수 있어 승인 여부를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반면 조선 업계에선 중국 등 경쟁국의 견제에도 결합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대 조선사 합병에 따른 메가 조선소 탄생으로 선주와의 가격 협상에 있어 조선소의 협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서다.

앞서 현대중공업도 인수 계획을 발표하며 "기본적으로 조선산업은 고객(선주사)들이 워낙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단순히 조선소의 점유율 증가만으로 시장에 심한 훼손을 준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독과점 문제를 극복하는 데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노조는 양대 조선회사가 합병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인수 대상이 된 대우조선 노조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이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상경투쟁단을 꾸려 산업은행이 아닌 청와대에서 투쟁을 진행한다. 지난달부터는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 노조는 확대간부 7시간 파업을 단행하고 서울로 이동, 계동 현대빌딩 앞에서 항의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본계약 이후 인수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거듭 밝히는 한편 지역 산업계의 우려를 잠재울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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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대우조선 합병 장벽은 '독과점'

기사등록 2019/03/08 09:30: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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