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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선언, 푸에블로호 반환 담길까…"北 선의 상징"

기사등록 2019/02/28 07:06:00

1968년 美해군 정보함 원산 앞바다서 北 해군에 나포

선원 전원 돌려보냈지만 선체는 대외선전도구 활용

美 해군 역사상 가장 불명예 사건…반환 요구 계속돼

트럼프에 반환 약속시 북미 관계 새로운 전환점될 듯

"美와 평화롭게 협력하고 싶다는 선의 보여주는 것"

【서울=AP/뉴시스】 북한 평양의 전승기념관에 전시된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의 모습.
【서울=AP/뉴시스】 북한 평양의 전승기념관에 전시된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의 모습.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립의 오랜 상징인 '푸에블로호'의 반환 여부가 합의문에 포함될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푸에블로호 반환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핵심 의제가 될 '비핵화'와 '제재 완화'에 가려 주목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미국에서는 지난해 1차 회담 전후로 반환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존 파소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해 존 볼턴 백안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이 전리품으로 선전해온 푸에블로호를 돌려받아 고통 받아온 노병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이 문제가 대북협상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도 미 의회에서는 푸에블로호 반환 문제를 다뤄야한다는 주문을 잊지 않고 있다. 미 현지 언론과 공화당 의원들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푸에블로호 반환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다.

푸에블로호는 미 해군 소속 정보수집함으로 지난 1968년 1월23일 원산 앞바다 해상에서 첩보 수집 임무를 수행하던 중 영해 침범을 이유로 북한 해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 사이에 또 한 번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조성됐다. 당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북한이 335일 만에 나포 때 사망한 선원 1명의 시신과 82명의 선원을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면서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50년이 지나도록 푸에블로호 선체는 반환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푸에블로호 선체를 원산항에 격리 보관하다 1995년 평양 보통강변에 있는 전승기념관 야외전시장으로 옮겨와 지금까지도 반미 교육과 대외 선전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평양=AP/뉴시스】 1968년 1월23일 북한에 납치된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가 1월 24일 평양에서 50년째 전시되고 있다. 올해로 푸에블로호 납치사건이 발생한지 50년이 됐으며, 생존 미 승무원 등은 북한 정부를 상대로 미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18.02.06.
【평양=AP/뉴시스】 1968년 1월23일 북한에 납치된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가 1월 24일 평양에서 50년째 전시되고 있다. 올해로 푸에블로호 납치사건이 발생한지 50년이 됐으며, 생존 미 승무원 등은 북한 정부를 상대로 미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18.02.06.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은 5대양을 호령하는 미 해군에게 가장 불명예스런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현재 외국에 나포된 미 해군 함정은 푸에블로호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치욕의 역사를 씻기 위해 1990년대 이후 끊임없이 푸에블로호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푸에블로호를 미국에 돌려준다고 약속한다면 이는 양국 관계에 있어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반 세기 넘게 반환을 거부하며 미국의 조롱거리로 삼았던 푸에블로호를 넘겨주는 것으로 북미 관계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여전히 미국내 불신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푸에블로호의 반환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행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평화의 제스처로 푸에블로호의 조건 없는 반환을 약속한다면 이는 새로운 북미 관계를 여는 하나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콧 팁턴 공화당 하원의원은 북미 회담 하루 앞두고 미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행정부도 분명히 이 문제(푸에블로호)를 인식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수 있는 관심사에 포함돼 있는 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푸에블로호 반환을 약속할 경우 "미국과 평화로운 조건 아래 협력해 나가고 싶다는 선의를 보여주는 상징적 제스처로서 의미가 있다"며 "미국은 이미 북한에게 성공할 기회를 줬고, 이 기회를 얼마나 빠르게 잡을 것인가는 김정은의 몫"이라고 공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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