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내 합의안 또 부결되면 노딜 허용안 및 브렉시트 연기안 투표"

기사등록 2019/02/26 22:55:29

최종수정 2019/02/26 23:04:33

지금까지의 노딜 허용 및 연기 불허 의중에서 양보, 굴복

26일 메이 총리가 하원 연설을 위해 관저를 떠나고 있다    AP
26일 메이 총리가 하원 연설을 위해 관저를 떠나고 있다    AP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26일 하원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 관련 두 가지 입장 대전환을 밝혔다. 

총리는 "만약 기존 합의안에 대한 2차 투표가 부결될 경우 즉시 합의안 없이 그대로 유럽연합 탈퇴를 강행하는 '노딜 브렉시트' 허용안 및 이를 피하기 위한 협상 연장의 브렉시트 연기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로서는 큰 양보를 한 것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15일의 합의안에 대한 하원 1차 투표에서 432 대 202, 230표 차 부결이라는 대패를 당했다. 그런 뒤에도 EU의 양보를 얻어 합의안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면서, 노딜의 배제와 브렉시트 연기 방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앰버 러드 근로연금장관 등 장관 3명과 부장관 3명의 내각 참여 의원들이 잇따라 "총리가 노딜을 원천적으로, 법적으로 배제해 실행 날짜를 연기하더라도 '합의안이 있는 브렉시트'로 한정하지 않으면 내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신문에 게재했다. 또 전날 25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협상 연장, 브렉시트 날짜 연기 안을 합리적 해결책이라고 긍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내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3월29일 노딜 상태로 브렉시트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무언의 무기를 더 이상 휘두르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메이 총리는 이미 24일에 브렉시트 실행일보다 고작 17일 빠른 3월12일 전까지 합의안에 대한 2차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딜을 피하려는 의원들은 되도록 빠른 시일에 2차 투표를 실시하고, 상황이 되면 추가의 3차 투표를 하는 편이 옳다고 보고 있었는데 메이 총리는 2차 투표 시한을 늦게 잡아 그것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만약 3월12일 2차 투표를 치른다면, EU 측이 북아일랜드 백스톱에 관해 획기적으로 양보하지 않은 한 또다시 부결될 것이 분명하다. 이 상황에서 그대로 3월29일 노딜로 브렉시트할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날 메이 총리의 양보로 최소한 '3월29일의 노딜 브렉시트'는 현실화하지 않게 됐다.

메이 총리가 내놓은 일정에 따르면 12일 부결될 경우, 13일 하원은 노딜 용인안과 연기안을 각각 투표에 부친다. 이 중 노딜 용인안은 집권 보수당 내 100명 정도의 강경 브렉시트파가 찬성하겠지만 315명 정도의 과반선을 넘을 가능성은 적어 부결될 확률이 매우 높다.

이에 반해 연기 및 협상 연장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 안이 승인된다해도 메이 총리의 말처럼 "시간만 벌 뿐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한편 영국 하원은 이날 메이 총리의 양보에도 예정대로 27일 중요한 투표를 실시한다. '노딜을 법적으로 배제하고 3월13일까지 노딜일 경우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는 쿠퍼-레트윈 양당안을 토론한 뒤 표결할 전망이다. 총리가 이날 양보한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으로, 메이는 이 안이 표결에 부쳐져 통과되는 것을 막아야 할 처지다.

노동당 의원과 잔류파 보수당 의원이 합심해서 낸 이 수정 조항이 27일 통과되면 브렉시트에 관한 결정권이 내각에서 의회로 넘어가게 된다. 이 점을 메이 총리는 참을 수 없어 서둘러 노딜과 연기에 관한 투표 허용의 양보를 내놓았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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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 "내 합의안 또 부결되면 노딜 허용안 및 브렉시트 연기안 투표"

기사등록 2019/02/26 22:55:29 최초수정 2019/02/26 23: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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