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리 감독 "2020년 대선에서 바른 선택해야"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른 아침부터 트위터로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의 '인종차별주의자' 공격에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께 "스파이크 리 감독이 그 어떤 역대 대통령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해 힘쓴, 당신의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욕할 때 그의 (수상소감을 적은) 노트를 그대로 읽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글을 올렸다.
그는 또 자신에 대해 형사사법을 개혁하고 실업률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추며 세금을 감면한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24일 열린 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리 감독은 수상소감을 하며 노트를 꺼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2020년 대통령선거가 코 앞에 닥쳤다. 모두 힘을 모아서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함께 움직여야 한다. 역사의 옳은 편에 서자"며 "혐오보다 사랑을 선택하자"고 했다.
시상식이 열린 2월은 아프리카계 흑인의 달(Black History Month)이라며 "오늘 밤 이 나라를 세우는데 힘쓴 우리의 조상들에 찬사를 보낸다"고 언급했다.
리 감독은 "내 할머니는 노예의 딸이었지만 대학에 갔다. 그리고 손자인 나를 영화학교에 보냈다"고도 말했다.
올해 각색상을 수상한 리 감독의 영화 '블랙클랜스맨'은 1978년 백인 우월집단 쿠 클럭스 클랜(KKK)에 가입해 잠복수사를 벌인 흑인형사 론 스툴워스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했다.
블랙클랜스맨은 작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리 감독은 미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13일 MSNBC 토크쇼 '모닝 조'에서도 미국이 흑인을 노예로 부려온 역사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고 꼬집으며 미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