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열차를 타고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 단둥(丹東)시내 경비가 전날 오후부터 강화되고 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베이징발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며, 중국 고위 관료가 단둥에 도착할 것이라는 정보도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까지의 교통수단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 22~23일 이틀간 단둥 시내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압록강철교) 인근에 있는 호텔에 숙박 예약을 받지 말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조우의교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철교로, 김정은이 열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 지나야 하는 곳으로 김 위원장이 23일께 중국에 입국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보통 이 철교 주변 호텔들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열차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투숙 예약을 받지 않는다. 호텔에서 중조우의교가 훤히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북한 지도자의 동선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 호텔들은 숙박 예약을 받지 않았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지만,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25일 베트남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평양에서 중국을 거쳐 하노이까지는 육로로 4000㎞ 정도로, 김 위원장이 열차로 하노이까지 이동할 경우 사흘 정도 걸린다. 25일까지 도착하려면 늦어도 23일에는 북한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초 김 위원장은 비행기로 하노이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의 하늘길은 약 2700㎞로 비행기로 4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회담 선발대로 하노이에 파견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이 지난 17일 중국·베트남 국경에 있는 동당역 열차역을 둘러보고 주변 도로 사정과 치안에 대해 점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열차 이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하노이까지 전용열차로 이동할지, 아니면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역에서 비행기나 차량으로 갈아타고 하노이로 이동할지 등은 아직까지 미지수다. 열차만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외에 문제는 없다. 평양에서부터 중국, 그리고 하노이까지는 표준궤 철로가 깔려 있어, 별도의 궤도 전환 없이 특별열차로 하노이까지 이동 가능하다.
앞서 김정은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은 1958년 베트남 방문 때 중국 남부 광저우까지 열차를 이용하고, 비행기로 갈아타고 하노이까지 이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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