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16척 함정 부산·싱가포르서 두 차례 훈련
日함정, 싱가포르 훈련만 참가…부산 훈련은 불참
관함식 욱일기 논란·초계기위협 군사갈등에 난색
준비회의에만 참석…한일 군사교류 사실상 중단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일본이 오는 4월 말부터 부산 인근 해역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8개국이 참가해 열리는 연합해상훈련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한일 간 군사갈등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21~22일 부산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국제해양안보훈련 준비 관련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해양안보분과위 최종계획회의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18개 회원국은 연합해상훈련을 부산과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두 차례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4월29일부터 5월14일까지 열리는 훈련에는 총 11개국, 16척의 함정이 참가한다. 4월29일부터 5월2일까지 부산 인근해역에서 1부 훈련을 하고, 싱가포르 인근 해역으로 이동해 5월9~13일 2부 훈련을 진행한다. 나머지 7개 확대 ADMM-Plus 해양안보분과 회원국은 함정을 보내지 않고 참관만 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번 연합훈련에선 선박 피랍상황 등 국제 해상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과 가스전 등 해양 주요시설 피해시의 보호를 위한 합동 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싱가포르에서 진행하는 훈련에는 함정을 보내기로 했지만 부산 훈련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부 훈련에는 해상자위대 함정 2척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부산에서 계획된 훈련에 해상자위대 함정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한일 군사갈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해 제주관함식을 앞두고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일본은 관함식에 함정을 파견하기로 했다가 욱일기가 논란이 되자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 연말에는 우리 해군 함정에 대한 일본 해상초계기 위협비행으로 갈등이 격화됐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양국 군사관계는 파열음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을 비롯해 아세안 국가 등이 참여하는 이번 훈련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ADMM-Plus 해양안보분과위원회 공동의장국을 맡고 있어 부산 앞바다에서 훈련을 시작해 싱가포르까지 이동하면서 해적 퇴치와 수색·구조 등 연합 해상 훈련을 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측이 부산에 함정을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난색을 표하면서 훈련 자체가 부산과 싱가포르로 이원화됐고, 일본은 부산 훈련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본은 해상 훈련 전 한국 해군작전사령부에서 개최되는 준비회의에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한편, 우리 해군도 김명수 1함대사령관(해군 소장)이 이달 중 일본 마이즈루(舞鶴)항에 있는 해상자위대 해군부대를 방문하려고 계획했으나 취소한 바 있다. 양국의 군사갈등이 지속되면서 군사 교류도 사실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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