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까지의 교통수단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 열차역 주변을 통제하는 동향이 포착되면서 '전용열차' 이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 아사히신문 및 교도통신 등은 호텔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단둥시에 있는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압록강철교) 주변 호텔들에 오는 23~24일 숙박 예약을 받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조우의교는 북한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철교로, 북한에서 중국으로 열차로 입국 시 지나야 하는 다리다. 보통 철교 주변 호텔들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열차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투숙 예약을 받지 않는다. 호텔에서 중조우의교가 훤히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북한 지도자의 동선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 호텔들은 숙박 예약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호텔들이 23~24일 숙박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이 23일 중국으로 입국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해서 하노이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됐었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의 하늘길은 약 2700㎞로 비행기로 가면 4시간이면 되지만, 육로로는 약 4000㎞이어서 전용열차로 이동하면 약사흘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회담 선발대로 하노이에 파견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이 지난 17일 중국·베트남 국경에 있는 동당역 열차역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열차 이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의 입국에 대비해 사전답사를 했다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의 전용기에는 여전히 안전상의 우려가 가시지 않지만, 열차 이용의 경우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외에 별 문제가 없다.
특히 평양에서부터 중국, 그리고 하노이까지는 표준궤 철로가 깔려 있어, 별도의 궤도 전환 없이 특별열차로 하노이까지 이동 가능하다고 일본언론 FNN이 최근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 특별열차로 베트남에 입국할 가능성이 생긴 이유에 대해 이상철 일본 류코쿠(龍谷)대학교 사회학부 교수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전용기의 안전성에 자신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 측의 의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으로서도 열차로 이동하면서 중국의 발전상을 보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으며, 상하이(上海) 등 중요 도시를 통과하면서 중국 주요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열차 이동거리와 시간이 만만치 않은 만큼, 항공기 이용 가능성, 또는 중국과 베트남 접경 지역에서 차량이나 비행기로 갈아타는 방법 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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