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부활…매매시장 침체에 제2전성기 열리나

기사등록 2019/02/17 07:40:09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의 아파트값이 10주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18일 오전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하락하며 지난주(-0.10%)보다 낙폭이 0.01% 감소했다 밝혔다.  2019.01.1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의 아파트값이 10주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18일 오전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하락하며 지난주(-0.10%)보다 낙폭이 0.01% 감소했다 밝혔다.  2019.01.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전세시장이 지난해 다시 임대차 시장의 주역으로 귀환하면서 '전세의 종말'은 다시 옛말이 됐다.

그동안 전세시장은 우리와 인도, 남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임대차 계약인데다 1%대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머잖아 사라지고 월세의 부흥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전세대란 이후 집주인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현상은 예상과 달리 급격하게 전개되지 않았고 오히려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가 유행처럼 번졌다. 이는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 증가와 맞물려 전세 공급이 주택시장에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앞으로도 주택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아 전세 우위의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7만9739건으로 전년 17만1080건 대비 5.1% 증가했다. 서울 집값이 지난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집을 장만하기보다는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며 시장 관망을 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전세 거래량은 13만1130건으로, 73.0%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전년 68.6%보다 4.4%포인트 높은 수준이며, 지난 2014년 전세대란 당시 75.9% 이후 4년 이래 최대다.

'전세의 부활'을 이끈 것은 단연 공급물량 증가다.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새 아파트 입주가 크게 늘고, 등록 임대주택수가 늘면서 주택시장에 전세가 안정적으로 유입됐다.

특히 그동안 유행처럼 번진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로 인한 공급도 많았다.이와 함께 최근 2년간 집값 상승의 기대감은 높아진 반면, 대출 규제는 강화되면서 새 주택을 사기 위해 전세보증금을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늘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저금리 기조로 인한 이 같은 시류에 편승했다. 이 같은 공급량 증가로 인해 세입자 우위 현상이 나타난 것도 한 몫한다.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지만, 전셋값이 안정되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갈아타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의 제2전성기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올해도 전세공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만2341가구로, 지난 2008년(5만6186건) 이후 최대다.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도 서울 기준 지난해 12월 5.2%로 떨어져 월세를 받기가 쉽지 않게 됐다. 또 앞으로도 매매시장이 장기 위축될 경우 매매 대신 전세공급을 통해 시장을 관망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 전세 공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분간 세입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지속되는 반면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월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지 않는 한 전세 공급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최근의 양상은 전세의 '반짝' 부활일뿐 장기적으로 보면 전세거래는 소멸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전세는 지금 당장의 수급 상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것이어서 최근의 집값 침체 상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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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2/17 07:40:0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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