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스카이라이프, 30.86% LG유플+CJ헬로 24.43%
SK브로드밴드는 13.97%로 2위와 10%포인트 격차 확대
채권 만기 앞둔 딜라이브 주목…티브로드, 현대HCN도 거론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품고 KT에 이어 유료방송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3위로 밀려난 SK텔레콤이 M&A를 통해 다시 2위 탈환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인수 주식은 3872만3433주이며, '유료방송 시장 경쟁력 확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의결 후 LG유플러스는 CJ ENM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365만명,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의 가입자는 416만명으로 향후 781만명(24.43%)이 된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에서 KT(20.67%)와 KT스카이라이프(10.19%) 합산 점유율 30.86%에 이어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 SK브로드밴드(13.97%)는 334만명, 10.46%로 격차로 벌어진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3위 자리로 밀려난 SK텔레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선언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불허' 판정을 받으며 좌초됐다.
이후 SK텔레콤은 케이블TV업체 M&A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꾸준히 군불을 지펴 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월 기자들과 만나 "케이블TV 업체들도 힘든 상황이고, 우리도 일정한 규모를 만들어 진화해야 하므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매물은 오는 7월 채권 만기 연장을 앞두고 있는 딜라이브다. KT는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물밑에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 과정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회복 문제가 거론되며, 우회 인수 검토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KT가 직접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점유율은 20.42%로 여전히 3위에 머문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추가 M&A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잠재 매물로는 2위인 티브로드 315만명(9.86%), 3위 딜라이브 206만명(6.45%), 4위 CMB 155만명(4.85%), 5위 현대HCN(4.16%)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서는 서비스 제공 지역이 수도권인 티브로드와 현대홈쇼핑이 대주주(35.34%)인 현대HCN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가 딜라이브에 티브로드까지 품으면 30.28%로 2위를 탈환할 수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침투 가속화 등 미디어 환경 변화는 방송과 통신의 결합을 부추기고 있다. 케이블업계는 브랜드 경쟁력과 자금력을 갖춘 통신업체와의 경쟁으로 가입자당매출액(ARPU) 하락 및 수익성 하락, 글로벌 OTT업체의 국내 진입으로 인한 코드커팅, 낮은 디지털 전환율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 시장은 가입자 포화 상태로 저가 경쟁을 통한 가입자 확보보다 서비스 질적 향상 및 가입자 믹스를 통한 수익성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이뤄진다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고 투자를 통한 디지털 전환율 향상 및 서비스 개선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 역시 "케이블TV 가입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1위인 CJ헬로가 덩치를 키워 콘텐츠 투자를 확대할 경우 나머지 케이블TV업체는 위기에 몰릴 수 있다"며 "가입자가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케이블TV업체도 규모의 경제로 대응해야 하는 만큼 합종연횡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따라 M&A 시장에서의 행보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합산규제는 방송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명분으로 IPTV나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33.33%로 제한한 법이다. 2015년 도입된 후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최근 국회에서 재도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규제 완화에 힘을 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 스카이라이프의 공적 책무 강화 방안을 제출하며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시장점유율 규제는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시장점유율 제도 개선은 법률 개정사항으로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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