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남북관계 발전 반대 않지만 국제제재 틀 안에서 이뤄져야"
금강산관광은 '부정적 인식' 상대적 낮아…상반기 재개 가능성도
대타협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 결정한다 해도 실질적 비핵화 관건
정상화 합의해도 '하노이 선언'에 명기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을 다녀온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대북제재 준수와 한미 간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이러한 원칙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정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을 공식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더불어 한반도 국면 전환의 또 다른 축인 남북관계 개선 차원의 협력사업에 대한 미국 측의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남북관계 발전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남북협력은) 국제제재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확인했다. 특히 "남북관계 발전은 비핵화 과정과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며 남북 협력 사업의 '과속'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번 북미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남북 협력사업으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거론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조건'이 마련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다. 여기에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연내 정상화 가능성은 있다. 북한은 비핵화 입구 상응조치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비핵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출구 단계에서 제재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외교적 상응조치로써 연락사무소 개설과 평화체제 전환 논의 개시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제재완화 대신 북한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는 당근책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에서도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서는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들었다"며 "북미 2차 정상회담 진전이 있을 경우 금강산관광은 올 상반기 안에 재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금강산관광은 '벌크캐쉬' 논란이 없진 않았으나 중단됐던 이유가 관광객 사망 사건에 이은 남북관계 경색에 있고, 이 지역에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여전히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개성공단 문제보다 부정적 인식이 낮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그물망 제재와 '속도조절론'으로 귀결되는 제재 공조 와해 우려를 극복하는 게 만만치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2016년 2월 당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통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발표하며 개성공단에 들어간 남측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모든 자금을 당에서 관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이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을 거쳐 핵·미사일 자금으로 사용된다는 '추론'이었다. 관련 근거는 끝내 제시하지 않았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을 공식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더불어 한반도 국면 전환의 또 다른 축인 남북관계 개선 차원의 협력사업에 대한 미국 측의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남북관계 발전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남북협력은) 국제제재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확인했다. 특히 "남북관계 발전은 비핵화 과정과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며 남북 협력 사업의 '과속'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번 북미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남북 협력사업으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거론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조건'이 마련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다. 여기에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연내 정상화 가능성은 있다. 북한은 비핵화 입구 상응조치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비핵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출구 단계에서 제재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외교적 상응조치로써 연락사무소 개설과 평화체제 전환 논의 개시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제재완화 대신 북한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는 당근책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에서도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서는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들었다"며 "북미 2차 정상회담 진전이 있을 경우 금강산관광은 올 상반기 안에 재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금강산관광은 '벌크캐쉬' 논란이 없진 않았으나 중단됐던 이유가 관광객 사망 사건에 이은 남북관계 경색에 있고, 이 지역에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여전히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개성공단 문제보다 부정적 인식이 낮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그물망 제재와 '속도조절론'으로 귀결되는 제재 공조 와해 우려를 극복하는 게 만만치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2016년 2월 당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통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발표하며 개성공단에 들어간 남측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모든 자금을 당에서 관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이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을 거쳐 핵·미사일 자금으로 사용된다는 '추론'이었다. 관련 근거는 끝내 제시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국제사회에 전파됐다. 때문에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것은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를 지원하는 것이라는 논리가 만들어지게 됐다. 남·북·미 3국 정상이 정치적 대타협을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질적 비핵화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촘촘하게 짜여진 대북제재도 걸림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대북제재 결의를 연이어 채택하며 북한과의 합작사업, 북한산 의류 수입, 전자·운송기기 대북 반입 등을 금지시켰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제3자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개성공단 관련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강산관광도 상대적으로 걸림돌이 적다고는 하지만 대북 물자 반출, 자금 유입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기반한 의혹 제기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교착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이 내용이 '하노이선언'에 명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이 나오고 단기 목표가 달성돼야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다.
[email protected]
촘촘하게 짜여진 대북제재도 걸림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대북제재 결의를 연이어 채택하며 북한과의 합작사업, 북한산 의류 수입, 전자·운송기기 대북 반입 등을 금지시켰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제3자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개성공단 관련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강산관광도 상대적으로 걸림돌이 적다고는 하지만 대북 물자 반출, 자금 유입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기반한 의혹 제기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교착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이 내용이 '하노이선언'에 명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이 나오고 단기 목표가 달성돼야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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