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 이번 사건에 처음 입열어
전문가 "미지근한 성명 내놨다" 비판도
【토론토=AP/뉴시스】 양소리 기자 = 캐나다 주재 미국대사는 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캐나다인 2명이 체포된 것과 관련 "불법 구금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 대사가 화웨이 사태가 불거진 이후 벌어진 중국과 캐나다의 갈등에 대해 직접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켈리 나이트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는 AP측에 성명을 보내고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의 체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억류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국가 안보 위해 혐의를 물어 작년 12월10일 코브릭과 스페이버를 체포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성명에서 미국 국무부는 멍 부회장에 대한 사건은 오로지 증거와 법률에 근거해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법치를 위한 캐나다의 확고한 헌신에 감사하고 있다"고 썼다.
크래프트 대사는 "우리는 중국이 모든 형태의 임의적이고 불법적인 구금을 끝내고, 중국의 국제 협약에 따라 모든 개인을 보호하고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다만 크래프트 대사는 지난달 중국 법원이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이 캐나다와 중국의 갈등에 무딘 반응을 보내고 있다며 여러차례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캐나다인의 체포와 관련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크래프트의 성명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로버스 보스웰 토론토대 교수는 그의 성명은 "뜨뜻미지근"했다고 평가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위한 호소문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음에 미국이 캐나다에 비슷한 요청을 할 경우 그들은 잘 듣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 회사(화웨이)와의 갈등은 전적으로 거래 사항의 일부다"고 설명했다.
미국 사법 당국은 지난 달 멍 부회장을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키로 결정하고 캐나다에 그의 신병 인도 요청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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