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첫 삽을 떴지만 노선변경과 광화문역 추가를 두고 불협화음이 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GTX-A 노선은 파주 운정~일산 킨텍스~서울 삼성~화성 동탄 83.1㎞ 구간을 잇는 광역급행철도다. 총사업비는 2조9017억원 규모다. 운영적자를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선 최초로 시도되는 지하 40m 이하 대심도 도심 고속전철이다. 주요 거점을 직선 노선으로 연결해 10개 정거장을 최고 시속 180㎞, 평균 시속 100㎞로 달린다. A 노선이 개통되면 경기~서울간 통근시간이 동탄~삼성은 77분에서 19분, 일산~서울역은 52분에서 14분으로 최대 80%까지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동탄 39.4㎞ 구간은 수도권고속철도와 연계해 2017년 4월부터 재정사업으로 건설 중이다. 일산~삼성 구간은 2011년 12월~2014년 2월 예비타당성 조사(B/C 1.33, AHP 0.595)와 2015년 12월~2017년 3월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후 파주 연장선이 2016년 12월~2017년 11월 예비타당성 조사(B/C 1.11, AHP 0.550), 2017년 11월~2017년 12월 민자적격성조사를 거쳐 사업 범위에 포함됐다.
지난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신한은행 컨소시엄)를 선정한 뒤 협상과 실시설계를 병행 추진해 왔다. 같은 해 12월 26일 실시계획을 승인받은 뒤 27일 착공했다.
◇'노선변경 요구' 청담비대위에 '골머리'
정부는 GTX 사업이 10여년 가까이 지연된 사업이라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노선 변경을 두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고, 광화문역 추가와 관련해 서울시와 불협화음을 내면서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실제 지난달 31일 대심도철도(지하급행철도)의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공개 기술토론회는 청담비상대책위원회 주민 100여명의 방해로 50여분 동안의 소란 끝에 무산됐다.
청담 주택가 주민들로 구성된 청담비대위의 요구는 '노선 변경'이다. 예비타당성 통과 당시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나는 원안대로 하거나, 한강 하저를 지나는 강남구 대안 노선으로 변경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기본실시계획에는 청담동 주택가를 지나게 돼 있다.
청담비대위 관계자는 "한강 인접 지역은 암반대 종류와 형상이 매우 불안정하고 청담 지역은 파쇄대(단층에 따라 암반이 부스러진 지대)가 다수 존재해 암반 품질 지수가 100점 만점에 13~18점에 불과한 지역이 많다"며 "철도 터널 내 지하수 배수로 인해 토사층 지하수가 줄어들고 한강물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토사가 쓸려 나가 지반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정성과 경제성을 봤을 때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나는 예타 노선이 비용 대비 효용이 가장 높고 고속철 의미에도 부합한다"며 "아니면 영동대교 한강 밑으로 일부 우회하는 강남구 대안 노선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토부와 유관 기관·단체 등 주최측은 이날 제대로 입장을 밝힐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다만 대안 노선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상시 승객피난거리가 길어 방재 안전성이 취약해진다"며 "곡선반경이 줄기 때문에 운행속도가 시속 120㎞로 제한돼 열차운영 효율이 저하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 외에 파주 교하와 서울 용산 등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들도 공사 소음 및 진동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광화문역 추가 요구' 서울시…비용은?
서울시와는 GTX-A 노선에 광화문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정확히는 사업비와 손실 등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누가 댈지가 관건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중순 국토부에 GTX-A 노선에 광화문역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그해 8월 비용 문제를 해결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회신했으나 서울시는 연말까지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1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광장에서 서울시청까지 이어지는 지하공간을 활용해 GTX-A 광화문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역 신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예산도 확보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광화문역을 추가하는데 1500억~1900억원 정도 더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광역철도인 만큼 관련법에 따라 정부가 사업비의 5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토부는 "추가 사업비 전액과 운영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 보전을 하겠다고 약속하면 광화문역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며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검토조차 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서울내 GTX-A 노선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공사가 지연되는 등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신분당선 건설 공사 때도 서울시가 양재IC 부근에 역을 추가해 달라고 하면서 공사 관련 허가를 내주지 않았고 이 노선은 결국 계획보다 1년 뒤 완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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