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더블 대박맨···넷플릭스 '킹덤' & 영화 '극한직업'

기사등록 2019/02/03 06:48:00

류승룡
류승룡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세계 어느 나라 역사에나 잘못된 권력가는 있다. 시공을 떠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 조학주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지닌 인물이다. 권력에 끊임없이 허기를 느낀다. 만족할 줄을 모른다. 무모하리만큼 권력에 집착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류승룡(49)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중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요약했다.

'킹덤'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조선의 끝, 그 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동서양의 조화가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과 가장 한국적인 서사에 서양적 소재인 좀비를 잘 녹여낸 것 같다. 좀비들이 각자 캐릭터가 있었는데, 서로 물지 않는다. 어쩌면 서로를 물어뜯는 사람이 좀비보다 더 무섭다. 스토리 자체는 권력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본연의 욕망을 그렸다. 한국의 의복이나 궁궐 세트 등 미술적인 부분의 아름다움도 더했다. 세계 시청자들이 공감하면서 매료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 등을 연출한 김성훈(48)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라마 '싸인'(2011), '유령'(2012), '시그널'(2016) 등을 연이어 히트시킨 김은희(47) 작가가 극본을 썼다. 류승룡을 비롯해 주지훈(37)·배두나(40)·김상호(49)·허준호(55) 등이 출연했다.

류승룡의 배역은 영의정 '조학주'다. 왕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조선의 실질적인 지배자다.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신념과 방법은 잘못됐지만 어떤 일이든 마음을 먹으면 해내고야 만다. 괴물처럼 변해가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싶었다."

조학주는 왕세자 '이창'(주지훈)과 팽팽하게 대립하며 극의 긴장감을 책임진다. 김 감독은 "류승룡이 절제된 저음과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조학주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류승룡은 감독에 대해 "깊은 신뢰가 있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끄집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감독과 상의를 많이 했다. 세자에게도 절대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세자와 붙었을 때도 존대는 하지만 '나는 보았습니다'라고 한다. '저는 보았습니다'가 아니다. 조명과 앵글의 도움도 많이 받은 것 같다. 무게감과 공포를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킹덤' 시즌1은 지난달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넷플릭스가 영상 조회수·시청 인원 등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해외 언론·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넷플릭스의 방침이다. 이에 대해 답답함은 전혀 없다. 지금이 좋다.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잘 됐을 때는 어떤 식으로든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안 됐을 때는 우려하는 지점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그게 창작자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 싶다."

넷플릭스와의 작업을 만족스러워했다. "좋은 기회이자 어마어마한 영광이었다. 표현의 제약 없이 긴 서사를 여유롭게 담아냈다. 1·2부는 싱가포르에서 스크린으로 먼저 봤다. 1월25일 공개 후에는 휴대폰으로 보고 TV로도 봤다. 한국에서도 더빙판을 볼 수 있다. 내 역할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했는데, 내가 몇 개 국어를 하는 것 같다. 음색이 비슷해서 나인 줄 알았다. 하하."
'킹덤'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11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 시즌2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6부작이다. 영화 '특별시민'(2017) '모비딕'(2011) 등의 박인제(46) 감독이 시즌2 연출을 맡는다.

"시즌1에서 뿌려놓은 떡밥들이 시즌2에서 많이 회수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즌2 대본을 보고 '추수의 계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위처럼 풍요로운 느낌이다. 시즌2는 전개가 엄청 빠르다. 그래서 좀 놀라기도 했다. 시즌2 공개 시점은 모르겠다. 시청자들의 기대 이상을 충족시키는 게 목표다."
2004년 영화 '아는 여자'(감독 장진)로 데뷔했다.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2005) '거룩한 계보'(2006) '열혈남아'(2006) '천년학'(2007) '황진이'(2007) '7급 공무원'(2009) '불신지옥'(2009) '베스트셀러'(2010)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 '퀴즈왕'(2010) '고지전'(2011)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표적'(2014) '도리화가'(2015) '7년의 밤'(2018) 등 수많은 히트작과 화제작을 내놓았다.

한 번도 힘든 1000만 관객 돌파를 세 번이나 해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2012·누적관객 1232만3745명)에 이어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2013·〃1281만1435명), '명량'(감독 김한민·2014·〃1761만5437명)까지 100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다.

류승룡은 '킹덤'과 함께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대세 배우'임을 다시 증명했다. '극한직업'은 개봉 10일만에 500만 관객 고지를 밟으며 놀라운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웃기고 싶다'는 감독의 의도가 통한 것 같다. '웃음협동조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배우들 모두가 행복하게 찍었는데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다. 많은 관객들이 원없이 웃는 모습을 보니까 감사하고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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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더블 대박맨···넷플릭스 '킹덤' & 영화 '극한직업'

기사등록 2019/02/03 06:48: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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