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광주형일자리에 "제2의 4대강 사업" 반발

기사등록 2019/01/31 14:30:00

생산·내수·수출 부진으로 車업황 수년째 내리막길

"광주 생산 경SUV는 내수용"…제살 깎아먹기 논란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현대자동차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 협약식이 열리는 31일 광주시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사업 추진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1.31.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현대자동차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 협약식이 열리는 31일 광주시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사업 추진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1.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고통을 겪고있는 울산과 경남 창원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31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11년 465만7094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 지난해 400만대선을 겨우 지켰다.

2015년까지만해도 등락을 거듭하며 450만대선을 유지했지만 2016년 422만8509대로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고, 2017년 411만4913대, 2018년 402만8834대로 매년 10만대 가량씩 줄어들고 있다.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국내 생산이 2014년 187만6428대, 2015년 185만8395대, 2016년 167만9905대, 2017년 165만1718대로 줄었고, 기아차 역시 2014년 171만2485대, 2015년 171만8467대, 2016년 155만6845대, 2017년 152만2520대로 감소했다.

반면 해외생산(중국 제외)은 현대차(북미·아시아·유럽·남미)가 2014년 193만6588대, 2015년 200만2733대, 2016년 200만1203대, 2017년 200만6090대로, 기아차(미국·슬로바키아·멕시코)가 2014년 69만3099대, 2015년 70만7083대, 2016년 81만7100대, 2017년 85만900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시험가동을 시작한 기아차 인도공장이 본격 양산을 시작하고 현대차 베트남 공장이 증설을 완료하면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언급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차가 우리나라에 새로운 자동차 생산라인을 설치한 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반면 외국에는 공장을 새로 만들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해외생산을 늘리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로 자동차 관세가 높아지고 미국 등 해외 각국의 현지생산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 인도 등에서 글로벌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장을 증설해 국내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면 긍정적이겠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생산시설 과다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입차들이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국산차의 설 곳이 좁아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일 오전 울산시 남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울산상공회의소 2019년 신년인사회'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등 참석자들이 울산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송 시장을 비롯해 황세영 시의장,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정갑윤·강길부·이채익·박맹우·이상헌 국회의원, 노옥희 교육감, 박건찬 울산지방경찰청장, 정무영 UNIST 총장,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 지역 기관·단체장 및 정재계 인사, 기업인,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2019.01.03.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일 오전 울산시 남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울산상공회의소 2019년 신년인사회'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등 참석자들이 울산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송 시장을 비롯해 황세영 시의장,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정갑윤·강길부·이채익·박맹우·이상헌 국회의원, 노옥희 교육감, 박건찬 울산지방경찰청장, 정무영 UNIST 총장,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 지역 기관·단체장 및 정재계 인사, 기업인,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2019.01.03.    [email protected]
현대차 노조(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해온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현대차 노조는 31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광주형 일자리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무시하는 청와대의 일방통행이 부른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며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공급포화, 국내 자동차 공장 구조조정과 70만대 유휴시설 등 자동차산업 혼란을 우려했다.

현대차는 31일 "경차급 SUV를 개발해 신설법인에 생산을 위탁,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 광주 합작공장에서 내수용 차량을 생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2017년 기준 현대차의 국내공장 가동률은 93.6%로, 176만4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췄음에도 수요 부족으로 165만1718대 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국내 생산과 내수, 수출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울산과 경남 등 자동차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지자체들은 소매판매, 서비스업 등 각종 지표가 하락하는 등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2007년 이후 10년간 개인소득 1위를 기록했던 울산은 지난해 1인당 소득증가율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부동산시장 역시 2년 연속 전국 최악의 침체를 나타냈다. 지난해 울산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대비 10% 하락했고, 전세가 역시 11.8%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완성차 생산, 내수,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부품업계가 연쇄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울산·군산 등 지역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며 "추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다각적 노력으로 자동차산업을 부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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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1/31 14: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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