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러시아와 일본간 영유권 분쟁지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및 평화조약 체결 문제와 관련한 양국 간 입장 차가 선명해 지고 있다. 일본은 영토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영토문제와 별개로 평화조약을 먼저 체결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8일 NHK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TV에 출연해 일본과의 평화조약 협상에 대해 "무언가를 돌려주거나 받는 것이 아니라, 평화조약을 체결해 2차 세계대전을 끝내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라고 밝혔다. 쿠릴 4도에 대한 반환 문제와 별개로, 평화조약 체결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기존 러시아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유럽과 미국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취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일본이 동참하고 있는 것이 평화조약 체결을 크게 방해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쿠릴 4개 섬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바로 위에 위치한 4개 섬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일본이 반환을 요청하며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양국은 소련 시절인 지난 1956년 '소일공동선언'으로 국교를 회복하면서 평화조약 체결 후 러시아가 쿠릴 4개 섬 중 2개인 하보마이(歯舞)군도와 시코탄(色丹)섬을 일본에 인도한다고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쿠릴 4개 섬 영유권에 대한 분쟁으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70년이 넘도록 평화조약은 아직까지 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소일공동선언을 기초로, 평화조약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22일 모스크바에서 러일 정상회담을 개최했으나 구체적인 진전사항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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