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기둔화 우려 커졌지만, 금리인하 논할 때 아냐"

【서울=뉴시스】조현아 천민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인하를 논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경제 또한 둔화 우려가 있긴 하다"면서도 "급속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기하강 국면 진입 여부와 관련해서도 "공식적인 경기 정점이 정해진 이후에 하강 국면이라는 표현을 쓰는게 적절하다고 본다"며 "각 경기지표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검토와 전문가의 의견 수렴 등 여러가지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둔화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총재는 "다수의 전문 기관들이 최근 반도체 경기 조정이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반도체 수요가 다시 증가해서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경기 둔화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그는 국내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는 잠재 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8~2.9%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총재는 "잠재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률 2.7%나 2.6%는 그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지만 금융안정 리스크와 가계부채 등으로 여전히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 어느 쪽에 포커스를 둔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실물 경기와 글로벌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금융안정 등을 포함해 균형있게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인 연 1.75%로 동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인하론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최근 갑자기 확대되고 미 연준의 완화적 태도로 금리인하 얘기까지 나왔지만 아직까지 지표를 볼 때 지금 금리 수준도 완화적"이라며 "성장세도 지난해 수준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논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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