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EU' 위해 독-불 힘 합쳐
이탈리아 등 "독-불, 권력 독점 반발"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의 주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22일(현지시간) EU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조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BBC는 21일 영국이 EU를 탈퇴하고, 유럽 전역에서 불어닥친 포퓰리즘 열풍이 EU의 핵심가치인 자유주의를 위협하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EU 옹호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전했다.
조약에는 ▲경제 수역 확대와 시장 통합 ▲유럽 군사력 개발을 통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격차 해소 ▲ 독불(Franco-German) 대학 설립을 목표로 한 젊은이들의 문화 교류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국경을 더욱 낮추고 서로의 언어를 상용하는 등의 포괄적인 계획도 담겼다.
이번 조약은 독일의 아헨, 프랑스명 엑스라샤펠로 알려진 곳에서 체결될 예정이다. 아헨은 1748년 합스부르크가(家)의 계승을 둘러싸고 7년간 이어진 유럽 전쟁의 종식을 화약한 곳으로 유럽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1월22일이라는 날짜 역시 상징적이다. 56년전인 1963년 1월22일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과 독일(서독)의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는 '독일·프랑스 화해·협력조약'을 체결하고 양국 간의 포괄적 관계발전을 약속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에 대해 실질적인 협력 강화보다 독-불 양국이 EU에서 구심점을 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약이 발표될 경우 독일과 프랑스의 EU 권력 집중에 대해 꾸준히 불만을 표해온 스위스, 이탈리아 등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우파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독불 우호 조약의 초안을 확인한 뒤 "이탈리아-폴란드 축을 만들어 프랑스-독일 축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5월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을 유럽 의회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9일 폴란드를 방문해 극우성향 여당인 ‘법과 정의당’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회의론자들은 메르켈 총리의 정계 은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약이 체결된 것을 꼬집으며 "실질적인 의미가 전혀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양국(독일과 프랑스)이 평화적인 세계와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강력한 유럽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며 통합된 안보와 방어, 유로존의 공유 등에 대해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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