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다양한 의견 수용 후 종합적 판단해 공식 입장 밝힐 것”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제주 제2공항 건립을 반대하며 제주도청 맞은 편에서 천막 농성 중인 시민사회단체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이 무기한 릴레이 단식을 선언했다.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은 17일 오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원희룡 지사가 도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무기한 릴레이 단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가 곡기를 끊은 지 30일째인 이날까지 원 지사는 허울뿐인 면담을 진행했을 뿐”이라며 “핵심 사안인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중단 요구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은 또한 제주 민주주의가 땅에 떨어진 천막 철거 및 강제퇴거 사태가 벌어진 지 10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같은 민주주의 파괴에도 원 지사는 사과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도민을 고소하고 싸움을 선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도지사로서 부적절한 태도이며 자신의 귀를 막고 성난 민심의 뺨을 내리치는 반민주주의적인 불통”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늘 하루 단식에 참여하는 동조 단식자는 40명으로, 동조 단식 프로젝트를 제주는 물론 전국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많이 지쳐있는 김씨와 폭력적인 공권력에 시달리는 우리는 함께한 도민을 모집하고 제주의 미래를 응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2공항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서두르지 않겠다. 충분하게 여러 가지 의견을 들은 후에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될 수 있으면 이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겠다”고 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제2공항 반대를 외치며 도청 앞 천막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열흘 뒤인 29일에는 제주녹색당이 김씨의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천막을 설치했지만 지난 7일 제주시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모든 천막을 철거하기도 했다.
현재는 김씨를 비롯해 제주녹색당과 청년민중당,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비무장 평화의 섬 제주를 만드는 사람들 등이 설치한 천막 9동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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