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웃나라 침략·지배…피해 당사자에겐 아직 상처"
"미래 도전과 시련 딛고 영광스러운 국가 만들어야"
12일 민족대표 33인 대표 손병희 선생 묘소 참배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 올해붙 정부 관리 약속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일본은 과거 앞에 겸허해야 하고, 한국은 미래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는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에 있는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뒤 이 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루며 아시아 지도국가로 발전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은 이웃나라들을 침략하고 지배했다"며 "그 상처가 적어도 피해 당사자의 마음에는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 사실 앞에 일본은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일본이 지도국가에 걸맞은 존경과 신뢰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총리는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평가하며 반성하되,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미래의 도전과 시련을 딛고 영광스러운 국가를 만들어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 그런 사실 앞에 우리는 겸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6년 3월1일 이승만 대통령 방문 이후 첫 번째 고위인사 방문이다.
총리실은 "오늘 참배는 손병희 선생 등 3·1운동 과정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고, 애국선열 묘역 등에 대한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12월31일 국무회의에서 2019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임을 강조하고, 각 부처 장관에게 100주년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당부한 바 있다.
참배를 마친 이 총리는 취재진에게 "오늘 저는 손병희 선생 묘소에 참배하며 100년 전 3.1독립운동을 주도하셨던 손병희선생의 평생에 걸친 우국애민의 충정과 실천을 기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총리는 "손병희 선생을 비롯한 선열들의 헌신으로 조국은 1945년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됐다"면서 "그러나 조국은 남북으로 분단됐고, 35년여 피지배의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다. 조국의 분단은 극복돼야 하고, 역사의 상처는 치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애국선열 묘역을 점검한 뒤 손병희 선생 외증손, 민족대표33인 유족회장, 민족대표 33인 기념사업회장, 손병희선생 기념사업회장 등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고, 애국선열 묘역 관리와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등 보훈정책 전반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의암 손병희 선생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천도교 3대 교주를 지내며 보성학교와 동덕학교를 운영하는 등 민족운동을 펼쳤다. 1919년 3월1일 민족대표 33인의 대표로 독립선언식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2년간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한편, 정부는 그간 국가차원의 관리가 미흡했던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에 대해 올해부터 3억5000만원의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과 같은 독립유공자 등의 합동묘역을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마련, 국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