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P는 에너지·운송 등 인프라 투자 전문 펀드
이해충돌 방지 위해 1년간 세계은행과 거래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내달 1일 사임하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사모펀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lobal Infrastructure Partners·GIP)'에 합류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총재는 전날 사의를 표시하면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회사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업체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GIP는 에너지·운송 등 인프라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나이지리아 출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문가 아데바요 오군레시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전체 운용 자산 510억 달러 중 450억 달러 이상을 인프라에 투자한다. 지난 2009년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을 15억 파운드에 인수한 컨소시엄을 주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총재는 이 곳에서 세계은행의 핵심 사업이었던 개도국 인프라 투자 분야를 담당할 예정이다.
GIP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회사 소개에서 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기회를 찾고 있지만 매력적인 수익률을 가진 비(非) OECD 국가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김 총재의 퇴진 문제를 관리하는데 있어 세계은행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없애는 일이라고 전했다. 김 총재는 규정에 따라 GIP로 자리를 옮긴 이후 1년간 세계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금지된다.
FT에 따르면 김 총재는 지난주부터 샌디 오코로 세계은행 부사장 등 일부 관리들에게 GIP로 이동할 계획을 알리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임원들에게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어 7일 오전 9시13분 자신의 결정을 알리기 위한 이메일을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보냈고 9시30분 이사회 회의를 소집해 사의를 표시했다.
김 총재는 7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민간 분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지만, 나는 이것이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부족, 기후변화와 같은 주요 글로벌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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