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 "협상 결렬" 공식화…전야제 개최
【서울=뉴시스】조현아 천민아 기자 =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결국 8일 총파업에 돌입힌다. 2000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당시 단행된 파업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허인 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 등 노사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막판 협상을 진행했으나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는 이번 임단협에서 성과급 지급 규모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 제도 등 주요 쟁점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허 행장은 이날 자리에서 당초 안에서 한 발 물러나 시간외수당까지 합쳐 성과급 300%를 제시하는 대신 이원화된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 일치,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논의 등에 나설 것을 요구했으나 노조 측에서 이를 최종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결렬을 공식화한 노조는 예정대로 이날 오후 9시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고 밤샘 집회를 갖기로 했다. 총파업에는 이튿날인 오전 9시 돌입한다. 노조 관계자는 "결국 총파업의 열차를 멈추지 못하고 오늘 전야제를 시작으로 내일 1차 경고성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후에도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 2차 파업에 나서고 2월~3월에도 순차적인 파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여전히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총파업 직전까지 물밑협상 등을 통해 노조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허 행장은 이날 오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방송에서 담화문 발표를 통해 파업 만류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파업이라는 파국의 길을 걷는 것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대화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용기와 결단 만이지금의 혼란 속에서 KB를 지키고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8일 노조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고객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우선 총파업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모든 영업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되 영업점 이용이 어려울 경우 지역별 거점점포 운영을 통해 고객들의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파업 여부와 상관없이 인터넷,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비롯해 자동화 기기 이용 등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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