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앞두고 2명 숨진 천호동 집창촌
이주날짜 넘겨가며 영업하던 중 참변
상인회장 "불법이라 할 말은 없지만…"
"당장 2월에 나가야 하는데 막막하다"
"재건축 보상금커녕 이사비도 못 받아"
"도태된 집장촌…월세도 못내는 형편"
"건물주에 낸 보증금도 대부분 까먹어"
"이제 업주들은 순리적으로 사라질 것"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지난해 12월22일 오전 11시4분께. 서울 강동구 천호동 집장촌 내 한 성매매업소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졌다.
이 건물 2층 '합숙소'에 있던 6명 중 업주 박모(50)씨가 사고 직후 병원에서 숨졌고, 최모(46)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이 사건은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이후 쇠락의 길을 걷다 사라진 줄만 알았던 집창촌이 여전히 영업 중이라는 의아함과 함께, 철거를 앞두고 일어난 참사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샀다. 박씨는 불이 났다고 소리를 치며 다른 사람들을 깨운 후 정작 자신은 나오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난 업소는 구청에서 통보한 이주날짜를 넘겨 영업을 이어가다 이 같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청에 따르면 화재가 난 천호2지구는 2017년 12월27일 관리 처분 결정이 났고, 지난달 30일까지가 이주완료 기간이었다.
이들이 영업을 무리하게 이어 간 이유는 떠난 뒤 생계를 이어갈 마땅한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불법업소라서 할 말이 없는 건 맞죠. 그래도 이 엄동설한에 나가라고 하면 방법이 없는데…"
지난 4일 만난 이차성(65) 천호동 집창촌 상인회장은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업주들의 진퇴양난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이 곳이 재건축 지역에 포함됐어도 성매매 업소는 그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업주들은 보상금을 받을 수 없다.
이 건물 2층 '합숙소'에 있던 6명 중 업주 박모(50)씨가 사고 직후 병원에서 숨졌고, 최모(46)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이 사건은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이후 쇠락의 길을 걷다 사라진 줄만 알았던 집창촌이 여전히 영업 중이라는 의아함과 함께, 철거를 앞두고 일어난 참사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샀다. 박씨는 불이 났다고 소리를 치며 다른 사람들을 깨운 후 정작 자신은 나오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난 업소는 구청에서 통보한 이주날짜를 넘겨 영업을 이어가다 이 같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청에 따르면 화재가 난 천호2지구는 2017년 12월27일 관리 처분 결정이 났고, 지난달 30일까지가 이주완료 기간이었다.
이들이 영업을 무리하게 이어 간 이유는 떠난 뒤 생계를 이어갈 마땅한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불법업소라서 할 말이 없는 건 맞죠. 그래도 이 엄동설한에 나가라고 하면 방법이 없는데…"
지난 4일 만난 이차성(65) 천호동 집창촌 상인회장은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업주들의 진퇴양난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이 곳이 재건축 지역에 포함됐어도 성매매 업소는 그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업주들은 보상금을 받을 수 없다.
이 회장은 "카페나 세탁소 같은 정상적으로 신고하고 운영하는 업소는 법적으로 합당한 보상금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불법이기 때문에 못 받는다"며 "재건축 조합에서 이사 비용도 줄 수 없다고 했다. 어차피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사인을 했지만, '에어컨을 하나 떼어가도 10만원을 준다'고 넋두리를 했다"고 운을 뗐다.
에어컨을 떼어낼 때도 가격이 10만원인데, 나가는 사람들에게 한푼도 안 준다는 상황에 대한 푸념이었다.
이 회장은 "조합에 사정해서 2월까지는 나가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집도 절도 없이 여기서 사는 업주들은 추운 겨울에 갈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집장촌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과거 본격적으로 집장촌에 대한 단속이 이뤄질 때 (종사자들이) 다들 주택가 곳곳 불법 마시지업소나 오피스텔 성매매업소로 스며들었다. 굳이 영등포나 미아리를 찾아갈 유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호동도 이제 재건축 지역으로 선정돼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아가씨들은 다른 곳에서 일을 하겠지만, 이제 우리 업주들은 순리적으로 끝나게 됐다"고 전했다.
에어컨을 떼어낼 때도 가격이 10만원인데, 나가는 사람들에게 한푼도 안 준다는 상황에 대한 푸념이었다.
이 회장은 "조합에 사정해서 2월까지는 나가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집도 절도 없이 여기서 사는 업주들은 추운 겨울에 갈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집장촌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과거 본격적으로 집장촌에 대한 단속이 이뤄질 때 (종사자들이) 다들 주택가 곳곳 불법 마시지업소나 오피스텔 성매매업소로 스며들었다. 굳이 영등포나 미아리를 찾아갈 유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호동도 이제 재건축 지역으로 선정돼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아가씨들은 다른 곳에서 일을 하겠지만, 이제 우리 업주들은 순리적으로 끝나게 됐다"고 전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건물주에게 냈던 보증금조차 못 건지는 것이 현재 집창촌 업주들의 현실이다.
그는 "집장촌이 도태되다보니 업주들 형편도 당연히 나빠졌다. 사람이 안 오고, 아가씨들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월세도 벌지 못한다"며 "월세를 못 내니 건물주에 낸 보증금을 다 까먹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돌려받을 돈이 한푼도 없으니 나갈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또 "일명 '탕치기'를 당한 업주들도 많다. 사기를 칠 생각으로 선수금을 받아간 아가씨들이 잠적해버린다"며 "법적으로 성매매를 매개로 한 선불금은 무효이기 때문에 이걸 받아낼 방법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참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힘든데 또 살아야하니까. 죽은 사람은 죽은 거고 아픈 기억이지만 우리는 나가기 전까지 어떻게 한푼이라도 벌고 접어야 한다"며 "집장촌을 운영해오면서 사기꾼에 피해를 입는 업주들이 참 많았다. 이제는 이런 기억도 다 끝맺게 됐다"고 말을 맺었다.
[email protected]
그는 "집장촌이 도태되다보니 업주들 형편도 당연히 나빠졌다. 사람이 안 오고, 아가씨들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월세도 벌지 못한다"며 "월세를 못 내니 건물주에 낸 보증금을 다 까먹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돌려받을 돈이 한푼도 없으니 나갈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또 "일명 '탕치기'를 당한 업주들도 많다. 사기를 칠 생각으로 선수금을 받아간 아가씨들이 잠적해버린다"며 "법적으로 성매매를 매개로 한 선불금은 무효이기 때문에 이걸 받아낼 방법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참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힘든데 또 살아야하니까. 죽은 사람은 죽은 거고 아픈 기억이지만 우리는 나가기 전까지 어떻게 한푼이라도 벌고 접어야 한다"며 "집장촌을 운영해오면서 사기꾼에 피해를 입는 업주들이 참 많았다. 이제는 이런 기억도 다 끝맺게 됐다"고 말을 맺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