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북한 한중과 정상회담 추진할 듯"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2016년 여름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 볼 때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당분간 열리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태영호 전 공사는 아사히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발표한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관측을 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신년사에서는 북한이 북미 협상을 핵군축 교섭으로 가져가 미국에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고 대북제재 완화를 노릴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북) 양측 간 새로운 관계를 수립해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강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완전한 비핵화로 나간다"고 언명했다.
이에 대해 태 전 공사는 작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근거로 하고 있다며 "제재 해제와 한국전쟁의 평화협정이 비핵화의 전제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의 확인을 요구할 생각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차 정상회담이 미흡하다고 이해하는 것 같다"며 미국이 2차 회담에서 비핵화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북미 간에 입장 차가 있기 때문에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한동안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난망인 점에서 북한이 올해 한국, 중국과 정상회담을 가지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한국과 중국에 미국과 북한을 가세한 4자가 참여하는 한국전쟁의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다자간 협의를 만들어 자신에 유리한 협상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를 펼칠 것으로 태 전 공사는 예상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미국과 북한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기에 북일 관계의 진전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해 "북한은 납치 문제를 해결하면 100억 달러(약 11조1860억원) 정도를 (일본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태 전 공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태 전 공사는 북한이 "미국 제재가 풀리지 않은 한 이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북한이 현 시점에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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