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철조망' 與의원 선물 논란…野 "국가안보 기강 해이"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최전방 부대의 한 사단장이 남북 군사 합의에 의해 파괴한 감시초소(GP)의 철조망을 여당 의원들에게 기념 선물로 증정한 것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가안보 기강이 총체적으로 해이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GP 잔해를 가지고 군 사단장은 선물액자를 만들고 민주당은 그걸 덜컥 받아서 자랑하고 있다"며 "육군과 민주당은 국가 안보에는 관심이 없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해체된 GP는 베를린 장벽과 같은 것이고 우리나라 안보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그 잔해는 이미 국방부에서 철저히 보존하라고 월 초에 지침이 내려갔는데도 7사단장은 GP 철조망 잔해로 액자를 만들어 선물을 뿌리고 다녔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걸 받아와서 좋다고 보여주고 자랑하고 다닌다"고 개탄했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민주당이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질 거라고 우리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으냐"며 "이 사단장은 대한민국 육군의 명예에 먹칠을 한 것이다. 사단장에게 철조망 액자 하나 선물해서 집으로 돌려보내고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민주당·7사단장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민주당에 철조망 액자 반납을 요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철조망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액자에 담아 기념품으로 선물한 것은 기강해이일 뿐만 아니라 횡령이나 마찬가지"라며 "뜯어낸 철조망이라 해서 사단장 마음대로 처분할 권리는 없다. 분명 사단장의 개인 물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문제는 현장보존을 지시한 국방부 지침을 어겼다는 데 있다. 국방부 지침마저도 몰랐다면 군 기강의 현 주소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덥석 받아든 민주당 의원들은 더 문제다. 도덕적 판단도 제대로 못했다"고 질타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철조망기념품은 즉각 회수하고 사단장을 중징계하라"며 "이런 정신나간 지휘관은 필요없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主敵)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러니 비무장지대 GP 잔해물인 철조망을 잘라 여당의원에게 기념품으로 준 일까지 벌어졌다"며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는데 허물어진 베를린장벽으로 착각하지마라"고 꼬집었다.

앞서 육군 제7보병사단은 지난 18일 접경 지역을 방문한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철조망을 액자에 담아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이를 두고 완전파괴된 비무장지대(DMZ) 내 10개 GP 잔해물을 보존하라는 국방부 지침을 육군이 어긴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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