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도 전문 치료 시대…"안과·치과 전공의 있나요?"

기사등록 2018/12/23 13:30:00

반려동물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 급증

비용보다는 전문적 치료 원해 시장 확대

특정 부위 징후→종합병원보다 전문병원

"노령견·노령묘 증가에 전문의 수요 늘어"

병원 측에서도 대학원 전공자 선호 경향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자연스러운 현상"

【서울=뉴시스】광견병 예방접종을 받는 강아지. 2018.10.12.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광견병 예방접종을 받는 강아지. 2018.10.12.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반려동물도 '단과 병원' 시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안과, 치과, 피부과 등 특정 과목만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은 더 이상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반려 동물을 가족처럼 느끼는 '펫팸족'이 늘고, 이에 따라 시장이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종합적인 진료를 하더라도 개 또는 고양이 등 특정 동물만 다루는 병원을 내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동물 안과에서 근무 중인 수의사 박모(38)씨는 안과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최근 뉴시스 기자와 만난 그는 "안과의 경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오래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이제 특별한 병원이라고 보긴 어려워졌다. 백내장, 녹내장 등 노화에 따른 질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늘어 고양이 전용 안과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 구강외과에서 일하고 있는 수의사 최모(35)씨는 "노령견, 노령묘가 늘면서 전문 병원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것 같다. 또 반려동물을 정말 가족처럼 여기기 때문에 비용을 따지지 않고 최고 시설, 최고 의료수준을 기대하는 경우도 많다"며 "지난번에 온 한 견주는 동물영상의학센터에서 엑스레이와 CT 등을 찍어본 뒤 병원에 와 치료 자문을 구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이젠 수의사도 학부 졸업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서울 서초구 모 동물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K 수의과 대학원생 채모(28)씨는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고객 중 처음부터 대학원 전공자를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이에 따라 병원 측에서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수의사들 프로필을 상세히 기록해두고 대학원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의대생들이 이 같은 취업 현실에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거나 실제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며 "석사뿐 아니라 박사과정까지 고려한다. '수의대 학위 인플레이션'이라고들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7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 수의 28.1%인 59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반려묘 수는 2012년 116만 마리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232만 마리로 추정됐다. (사진=독자 제공)
【서울=뉴시스】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7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 수의 28.1%인 59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반려묘 수는 2012년 116만 마리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232만 마리로 추정됐다. (사진=독자 제공)
수의대학은 일반적으로 전과목을 공통적으로 배운다. 이 때문에 졸업 후 동물병원에서 일을 하면 다양한 진찰을 동시에 하게 되는데 특정 과목에 대해 심도 있는 전공수의가 된다고 보긴 어렵다.

수의대학원에 진학하면 보다 심층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수의해부학이나 수의영상의학, 수의내과학, 수의외과학, 수의약리 및 독성학, 수의전염병학, 수의피부병리학, 수의비뇨기계병리학 등 전공 분야가 세분화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장인 신모(32)씨는 "강아지가 벌써 9살이 됐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고, 특정 부위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종합병원보다는 전문 병원을 찾아간다"며 "비용이 부담되지만 동물 전용 보험 등을 알아보더라도 아무 병원에서나 치료받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2016년 이미 1000만명을 돌파했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조89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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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도 전문 치료 시대…"안과·치과 전공의 있나요?"

기사등록 2018/12/23 13: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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