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여야간 이견으로 결국 미국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사태가 현실화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는 22일 0시1분을 기해 일부 기관의 운영을 정지했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 1월 20∼22일과 2월 9일에 이어 올해 들어 3번째 일부 폐쇄 사태를 맞게 됐다. CNN에 따르면 1년 동안 3번 셧다운이 발생한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 국장은 전날 오후 정부 기관들에 보낸 메모에서 "질서 있는 셧다운을 위한 계획을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멀베이니 국장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길 희망한다"면서도 직원들은 "질서 있는 셧다운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예정된 날짜에 출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국토안보부, 교통부, 농무부, 내무부, 법무부 15개 부처 중 9개 부처와 수십개의 기관들은 일시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게 된다. 국방부 등 앞서 예산을 확보한 부처들은 정상 운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폐쇄되면 약 80만명의 공무원에 대한 임금 지급이 중단된다. 약 38만명에게 강제 무급 휴가 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다. 하지만 치안, 교통, 사법 등 핵심 기능에 속해 있는 공무원 42만명은 급여를 받지 못하고 출근해야할 전망이다.
앞서 미 상원과 하원은 21일 오후 연방정부 폐쇄를 막기 위한 긴급지출법안에 합의하지 못하고 산회했다. 의회는 22일 정오 다시 개회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국경장벽 건설 비용 57억 달러(약 6조4000억원)가 포함된 지출법안은 20일 하원을 통과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상원에서는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60표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지만 공화당 의석은 51석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백악관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을 의회에 보내 막판 절충을 시도했다. 하지만 21일 늦은 오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논의를 중단했다.
22일이 휴일이기 때문에 이날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출 법안에 합의를 도출할 경우 셧다운의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치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대치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하원에서 원내 다수당이 되는 내년 1월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연말연시 휴가를 위해 플로리다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셧다운 사태로 일정을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셧다운으로 갈 것"이라며 "민주당이 표를 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셧다운이 오래 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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