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성 "직접 겨냥했다" 항의…軍 "수색과정 레이더 가동" 설명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우리 해군 구축함이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 어선을 구조하기 위해 '화기(火器) 관제 레이더'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일본 자위대 해상초계기를 겨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이 표류 중이라는 구조신호를 접수해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3200t급)을 급파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광개토대왕함은 조난된 북한 선박을 신속하게 찾기 위해 화기 관제 레이더를 포함한 모든 레이더를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화기 관제 레이더가 인근 상공에서 경계 비행 중이던 일본 해상초계기(P-1)를 향했다.
화기 관제 레이더는 함정에 있는 미사일 등 대공 화기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목표물을 조준하는데 사용된다.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겨냥을 위험한 행위로 간주하고 우리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해군 함정이 화기 관제 레이더로 일본 자위대 해상초계기를 겨냥했다면서 한국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은 일본 당국의 항의를 받고 북한 어선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화기 관제 레이더를 작동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정상적인 작전활동 중 레이더를 운용했으나 일본 해상초계기를 추적할 목적은 아니었다. 위 사항에 대해 설명한 바 있으나 추후 일본 측에 오해가 없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해군이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에서 구조한 북한 어선은 1t 미만의 목선으로 북한 주민 4~5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 주 동안 해상에서 표류하는 과정에서 탑승자 중 일부는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나머지 구조된 북한 주민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관계기관의 합동신문을 과정을 거쳐 귀순의사가 없을 경우 북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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