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여러 이슈 많아 억측 없애려고 인사"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년 3월 임기 앞두고 조기 인사
檢수사 등 쇄신 필요성 부각…진옥동 새 행장 내정
CEO 7명 물갈이…리딩그룹 탈환 위한 강력 의지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21일 단행한 계열사 CEO 인사는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조직쇄신으로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차원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을 신한은행장으로 조기 선임한 것은 위성호 행장이 검찰 수사로 'CEO 리스크'에 휩싸인 가운데 강력한 쇄신책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위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말까지다.
위 행장은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 일명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남산 3억원 사건은 지난 2008년 2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지시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상득 전 의원 측에 3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신한금융 부사장이던 위 행장은 위증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생명 사장 등 계열사 CEO 7명을 대폭 교체한 것도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어 리딩금융그룹 탈환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그룹에 밀려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내준 뒤 뒤를 바짝 쫓고 있으나 재탈환까지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올 9월까지 신한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434억원으로 KB금융의 순익(2조8688억원)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시급하게 조직쇄신에 나설 필요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20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조기 인선이 필요했다고 신한금융은 설명했다. 조용병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신한금융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그룹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번 인사의 방점이 찍힌 세대교체와 조직쇄신으로 신한금융 경영혁신과 변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이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후보자를 제외하고 자회사 CEO 전원을 50대로 배치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다. CEO 평균 연령도 57세로 기존(60.3세)에 비해 낮아지게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산업 환경 속에서 젊고 능력있는 CEO를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조 회장은 이날 이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년보다 앞당겨 단행된 인사 배경에 대해 "그룹의 여러가지 이슈가 많은데 억측과 소문 속에 휘말릴 것 같아 (사장단) 내정을 한 것"이라며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한 차원에서 인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망이 어렵고 워낙 변화가 빠르다보니 그런 차원에서 세대교체를 해야 했다"면서 "사업 자체가 리스크를 가져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끊임없이 세대교체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러나는 임원들을 회장 후보 풀(Pool)로 육성하고, 앞으로도 외부 인사를 수혈할 뜻도 밝혔다. 그는 "퇴임하는 임원들을 내 선량한 경쟁자로 후보 풀에 넣어야 할 것이다. 내부 인재들이 탄탄하기 때문에 그분들은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외부 수혈도 끊임없이 늘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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