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내 로힝야족 인권유린 방관 이유…수상 취지 위배
수상자 명단 삭제·기념 얼굴동판 철거 등 예우 모두 박탈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5·18기념재단은 18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센터 시민사랑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4년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정춘식 민주유공자 유족회장,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 김성인 5·18기념재단 감사, 한광진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사무총장. 2018.12.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5·18기념재단이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5·18기념재단은 18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센터 시민사랑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4년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과 수상자에 대한 기념재단의 예우를 모두 철회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2015년 이후 미얀마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국제적 공분을 사고 있는 미얀마 내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와 인권유린에 대해 행동하지 않고 있어 철회 결정은 항의성 의지표명이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침해가 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이후, 재단은 광주인권상수상자, 국제 인권활동가, 재단 명의로 규탄 성명서를 수차례 발표했다"며 "아웅산 수치 여사와 미얀마의 외무부·국무부 장관, 대법원장, 주한대사 등에게도 항의 서신을 보내 로힝야족 박해 중단을 촉구해 왔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이 같은 요구에도 계속되고 있는 수치 여사의 비인도적인 방관은 민주·인권의 가치를 선명히 하고 있는 광주인권상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다"면서 "상의 제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수치 여사의 광주인권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수상 철회가 지연된 배경에 대해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광주인권상의 권위와 수여 당시 수치 여사가 공로를 고려해 수치 여사에게 지속적인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 수상 철회를 위한 여론 수렴과정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18기념재단은 재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상자 명단에서 수치 여사를 삭제하며, 5·18기념문화센터 내 벽면 수상자 얼굴 동판도 철거한다.
재단은 수상 철회 소식을 미얀마대사관과 미얀마 인권네트워크 등을 통해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조만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수여된 광주인권상과 광주 명예시민증 취소를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하노이=AP/뉴시스】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아세안 지역회의에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이날 수지는 로힝야 학살 사건을 취재하던 로이터 기자 2명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이 선고된 것과 관련해 "합법적인 절차"였다고 항변했다. 2018.12.18. (사진=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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