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저임금 인상에 결혼정보회사 '가연' 가입비 인상

기사등록 2018/12/12 13:58:30

최종수정 2018/12/12 15:26:36

10일 정기이사회서 논의...14일 최종 결정

가연 "임금 인상, 70여명 관리조직에 적용돼 부담"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결혼정보업체 가연이 가입비 가격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유·라면·생수 등 식료품에 이어 비설비 산업인 서비스업에서도 최저임금으로 인한 여파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가연은 '2018 하반기 정기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 중 하나로 내년도 가입비 인상안을 논의했다. 인상폭은 상품 별로 상이하지만 최소 4%에서 최대 16%가 될 전망이다.

가연의 가입비 인상은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과 함께 인력 기반 산업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더이상 내부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당장 내년부터 10%대로 치솟는 최저임금을 매칭매니저 기본급에 적용할 경우 적자를 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이 회사는 인력 축소를 단행하고 있다. 10여명이었던 가연의 안내데스크 상주 직원은 지난 11월 말 6명으로 축소됐다. 내년 임금 인상에 대한 선대응 차원이다.

가연 관계자는 "직원은 줄였지만 일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책정해 지급하고 있다"며 "직원당 임금은 늘어났지만 회사로서는 총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17년에 이어 2년만이다. 회사는 올해 16.4%로 인상된 최저임금과 물가 상승에도 가입비를 동결했다.

가연 측은 임금 인상이 회사 내 관리조직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통상 결혼정보업체들은 회원을 가입시키는 업무를 담당하는 영업조직 '커플매니저'와 회원을 관리하는 '매칭매니저'를 둔다. 커플매니저 임금은 영업·교육 수당이 주를 이루지만, 매칭 업무 쪽은 기본급을 기반으로 임금이 책정된다. 현재 이 회사는 60여명의 커플매니저와 70여명의 매칭 조직을 갖고 있다. 내년 70여명에 대한 10%대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적자를 낼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지난해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여파를 내부적으로 흡수했지만 내년까지 인상될 경우 가입비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내 의견은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찬성 측은 고정비용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부담을 가입비 인상에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연은 매칭서비스 개발에 대한 신규 개발비로 7억여원을 투자했다. 지난 8월부터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국민운동에 동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 소셜데이팅앱 '매치코리아'를 무상제공하고 있다.

반면 반대 측은 범사회적으로 대두된 '저출산' 현상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인구가 경쟁력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매칭서비스를 제공하는 결혼정보업체의 가입비 인상은 저출산 사회에서 부적절하다는 이유다.

가연 관계자는 "매칭서비스업은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한데,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인만큼 임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연뿐 아니라 동종업체에서도 사람을 줄이고 자동화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의 움직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인상안은 14일 열리는 추가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단독]최저임금 인상에 결혼정보회사 '가연' 가입비 인상

기사등록 2018/12/12 13:58:30 최초수정 2018/12/12 15:26:36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