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화 없애야"…교수 6인, 대학교육 개혁 추진 단체 출범​

기사등록 2018/12/05 10:00:00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 등 6명 기자회견

"한국 대학 사회, 퇴행적 장소로 전락"

"대학 서열화로 사유와 비판 사라져"

내년 8월 시행 예정 시간강사법도 언급

이화여대 캠퍼스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이화여대 캠퍼스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성균관대·중앙대·인하대 교수 6명이 대학 서열화로 인한 교육구조 왜곡, 시간강사 처우 문제 등 개선을 목표로 하는 단체를 출범했다. 이들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교수사회 첫 시국선언을 진행했던 이들 중 일부다.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 등은 5일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금의 교육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시민단체, 가칭 '초록교육연대'를 구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체 목표에 대해 "대학 입시제도의 구조적 개편 및 대학교육 내용의 획기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외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크게 줄이고, 또 대학마다 독특한 교육철학과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갖추도록 해 지금과 같은 서열화에 따른 대학 평가를 지워나가도록 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교수들은 현재 한국 대학사회가 퇴행적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이같은 단체 출범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교육당국과 재벌, 기업들이 만든 대학 서열화 구조로 인해 대학 교육이 왜곡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지적했다.

교수들은 "산업시대를 상징하는 선형적이며 획일적 기준에 의한 평가가 대학의 연구와 교육, 그리고 행정 등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사유와 비판의 정신이 사라지면서 학생에게서조차 창조적 마인드를 발견하기 힘들고 대신 이 자리를 획일화된 지식, 소위 '통조림화된' 지식이 채워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표면적으론 대학을 지원한다고 말하지만 지원을 통해 오히려 대학교육을 왜곡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대학 및 대학교수의 모든 걸 수량화된 연구 및 교육지표에 따라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또 이처럼 대학 평가가 객관화된 상황에서 재벌과 기업들이 "대학을 상품처럼 포장해 실제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일쑤"라면서 "그 결과 재벌이나 기업이 운영하지 않은 대학은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는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대학 서열화로 인해 결국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교수들은 "대학 서열은 더욱 고착화되고 대학들은 서열 높은 학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꼼수를 쓴다. 수험생들은 서열화 된 대학에 따라 자신의 진학을 결정한다"면서 "학부모들이 이런 허상으로 말미암아 불필요한 교육비를 얼마나 많이 지출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최근 논란이 된 시간강사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교수들은 "오랜 기간 대학 교육의 한 축을 맡아왔음에도 그 대우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다"면서 "이들의 처우를 조금이나마 개선하자는 취지의 강사법 개정안이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이 취지를 거스르는 일부 대학의 농간으로 인해 제대로 정착될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강사의 교원신분과 고용보장, 방중 임금, 퇴직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한 강사법 개정안은 지난달 말 국회 문턱을 넘어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고려대와 중앙대, 서울과기대 등 일부 대학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강의 수를 줄이거나 졸업학점 축소, 강사 해고 등을 검토 중이며, 한양대처럼 이미 해고한 경우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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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화 없애야"…교수 6인, 대학교육 개혁 추진 단체 출범​

기사등록 2018/12/05 10: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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