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1-5분위 소득 증감률 격차 축소…악화세 완화" 평가
전문가들 "통계 해석 입맛대로 하나…개선이라 보긴 일러"
"일자리 정책 수정해야…중소·중견기업 고용 독려 위한 혁신도"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상·하위 계층 간 불평등 수준이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분배 상황이 악화되는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양극화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정·보완이 절실하다고 언급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견해와는 대조적이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5분위 배율'이 올해 3분기 5.52배로 1년 전(5.18배)보다 0.34배포인트 올랐다. 이는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5.52배라는 뜻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같은 수준이다. 금융위기가 한국에 직접 영향을 줬던 2008년(5.45배) 당시보다는 더욱 악화됐다.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131만7600원으로 1년 전보다 7.0% 감소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973만57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1분위 소득이 3분기 연속 하락하는 동안 5분위 소득은 10%대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11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1분위 근로소득의 감소 폭이 22.6%로 소득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1분위 가구의 취업 인원수가 16.8% 급감한 것과 무관치 않다. 게다가 1분위 가구의 경우 상용직의 비중(17.6%)은 적은 반면 임시·일용직 비중(75.3%)은 커 고용의 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7월 취업자 수가 5000명, 8월 취업자 수가 3000명으로 3분기 고용 시장이 좋지 않았다"며 "고용 둔화와 더불어 내수 부진 등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저소득 가구의 사정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분배 지표가 11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는 불평등이 악화되는 속도가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내놓은 보도참고자료에서 "1분위 소득은 감소세가 다소 완화되고 5분위 소득은 증가세가 줄어들면서 전 분기 대비 양 분위 간 소득 증감률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며 "올해 2분기에 감소했던 3분위 소득도 3분기에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언급했다.
5분위 배율에 대해서도 "1분위 소득이 감소하고 5분위 소득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1, 2분기 대비 축소됐다"며 "올해 들어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과 고용 부진 등으로 분배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정부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악화세가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가계동향조사 개편으로 올해 1분기부터 통계 방식과 표본이 바뀌어 지난해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1~3분기 추세만을 갖고 분배 상황이 나아졌다고 평가하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계절 요인 등을 고려해 전년 동기로 비교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정부가 통계 해석을 입맛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5분위 배율'이 올해 3분기 5.52배로 1년 전(5.18배)보다 0.34배포인트 올랐다. 이는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5.52배라는 뜻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같은 수준이다. 금융위기가 한국에 직접 영향을 줬던 2008년(5.45배) 당시보다는 더욱 악화됐다.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131만7600원으로 1년 전보다 7.0% 감소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973만57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1분위 소득이 3분기 연속 하락하는 동안 5분위 소득은 10%대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11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1분위 근로소득의 감소 폭이 22.6%로 소득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1분위 가구의 취업 인원수가 16.8% 급감한 것과 무관치 않다. 게다가 1분위 가구의 경우 상용직의 비중(17.6%)은 적은 반면 임시·일용직 비중(75.3%)은 커 고용의 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7월 취업자 수가 5000명, 8월 취업자 수가 3000명으로 3분기 고용 시장이 좋지 않았다"며 "고용 둔화와 더불어 내수 부진 등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저소득 가구의 사정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분배 지표가 11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는 불평등이 악화되는 속도가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내놓은 보도참고자료에서 "1분위 소득은 감소세가 다소 완화되고 5분위 소득은 증가세가 줄어들면서 전 분기 대비 양 분위 간 소득 증감률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며 "올해 2분기에 감소했던 3분위 소득도 3분기에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언급했다.
5분위 배율에 대해서도 "1분위 소득이 감소하고 5분위 소득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1, 2분기 대비 축소됐다"며 "올해 들어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과 고용 부진 등으로 분배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정부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악화세가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가계동향조사 개편으로 올해 1분기부터 통계 방식과 표본이 바뀌어 지난해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1~3분기 추세만을 갖고 분배 상황이 나아졌다고 평가하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계절 요인 등을 고려해 전년 동기로 비교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정부가 통계 해석을 입맛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1~3분기 통계가 같은 기준으로 작성된 거라 비교는 할 수 있겠지만 특별히 과거에 비해 개선되는 추세가 있다고 보기엔 이르다"며 "가처분소득으로 따지면 개선됐다고 볼 여지는 있겠지만 시장소득 기준으로 보면 개선이 유의미하게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기초·장애인연금 인상, 근로장려금(EITC) 개편,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및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 신설 등 지원 대책 등 정부 정책이 효과가 나기 시작하면 분배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은 취약계층․저소득층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 등 분배개선과 일자리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의 일자리·저소득층 지원정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저소득층 소득 상황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영세한 1인 사업장에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가 너무 과도하다.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라며 "여야정협의체가 모여 발등에 불 떨어진 문제부터 수정해야 한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년도 실업률이 4%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장 소득이 적은 1분위 계층들의 타격이 제일 큰데 인구 대비로 보면 이들의 비중이 가장 크다"며 "최저임금 정책으로 저소득층 일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 지원 대책보다는 혁신성장을 통해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하 교수는 "고소득층도, 저소득층도 아닌 중간 계층이 튼튼해져야 경제도 튼튼해진다. 이는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등에서 고용을 많이 창출해줘야 가능하다"며 "산업 생태계가 유연하게 바뀌어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커나갈 수 있도록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구조조정을 통해 중산층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며 "일을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직업 훈련 시스템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mail protected]
기재부는 기초·장애인연금 인상, 근로장려금(EITC) 개편,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및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 신설 등 지원 대책 등 정부 정책이 효과가 나기 시작하면 분배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은 취약계층․저소득층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 등 분배개선과 일자리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의 일자리·저소득층 지원정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저소득층 소득 상황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영세한 1인 사업장에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가 너무 과도하다.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라며 "여야정협의체가 모여 발등에 불 떨어진 문제부터 수정해야 한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년도 실업률이 4%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장 소득이 적은 1분위 계층들의 타격이 제일 큰데 인구 대비로 보면 이들의 비중이 가장 크다"며 "최저임금 정책으로 저소득층 일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 지원 대책보다는 혁신성장을 통해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하 교수는 "고소득층도, 저소득층도 아닌 중간 계층이 튼튼해져야 경제도 튼튼해진다. 이는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등에서 고용을 많이 창출해줘야 가능하다"며 "산업 생태계가 유연하게 바뀌어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커나갈 수 있도록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구조조정을 통해 중산층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며 "일을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직업 훈련 시스템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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