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의원, 화재 당시 119신고 녹취록 공개
"계단 이용하지 못하고 창문으로 뛰어 내려"
"옥상으로 가는 계단 자체가 완전히 죽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10일 화재사고의 급박했던 상황이 담긴 119신고 녹취록을 공개했다.
홍 의원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자들이 "죽어요. 죽어요. 지금 아예 못 나와요. 불이 싹 번졌어요", "사람들이 계단을 이용하지 못하고 창문으로 뛰어 내린다", "위에서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소리 지른다"고 신고하는 등 화재 당시 상황이 긴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9상황실 근무자가 "옥상으로 빨리 대피하라"고 했지만 신고자는 "옥상으로 가는 계단 자체가 완전히 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화재 건물의 경우 지상 3층으로 건축됐지만 일부 신고자들은 "4층에서 불이 났다"고 말하는 등 1층의 복층화에 따른 불법증축으로 인해 신고에 혼선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고시원 거주자들이 왜 빨리 대피하지 못했는지 건물 건축 설계상의 문제와 내장재 방염처리 여부 등을 명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9일 오전 5시께 종로구 관수동 인근 지상 한 고시원 건물 3층 출입구에서 불이나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불은 3층 출입구 쪽에 위치한 301호 전열기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한강성심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 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대부분 53세~79세 중장년층으로 나타났다. 53세 사망자는 일본인으로 밝혀졌다. 이 일본인은 관광객은 아니며 한국 거주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한국전기안전공사 등 4개 기관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 결과와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대 3주가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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