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핫이슈]중간선거 앞두고 유대교회서 총기난사…분열되는 여론

기사등록 2018/11/03 08:30:00

연방경찰, 44개 혐의로 범인 기소

【피츠버그=AP/뉴시스】 피츠버그 유대교 예배당 총격 사건이 일어난 생명의 나무 예배당의 추모 장소에 31일(현지시간) 희생자 중 1명인 어빙 영거(69)를 추모하는 내용의 글이 적힌 야구공이 놓여 있다. 영거는 2000년대 중반 스쿼럴힐 소재 테일러 얼더다이스 고등학교 주니어 대학야구팀 코치로 활동했다. 테일러 얼더다이스 고등학교는 영거의 모교였다. 2018.11.02.
【피츠버그=AP/뉴시스】 피츠버그 유대교 예배당 총격 사건이 일어난 생명의 나무 예배당의 추모 장소에 31일(현지시간) 희생자 중 1명인 어빙 영거(69)를 추모하는 내용의 글이 적힌 야구공이 놓여 있다. 영거는 2000년대 중반 스쿼럴힐 소재 테일러 얼더다이스 고등학교 주니어 대학야구팀 코치로 활동했다. 테일러 얼더다이스 고등학교는 영거의 모교였다. 2018.11.02.
【서울=뉴시스】지난 10월 27일(현지시간) 피츠버그에서 발생한 유대교 예배당 총기난사 사건은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악재'로 평가됐다.

 사건은 특히 용의자 로버트 바우어스의 반(反)유대적 발언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바우어스는 범행 직전 "유대인 다 죽어라"라고 외쳤으며, 자신이 사용하던 소셜미디어 갭닷컴(Gab.com)에서는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혐오성 발언을 수차례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분노의 화살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 반이민 정책을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했다. 사건 직후인 29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4%p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사고현장 방문 당시 시위대가 인근에서 항의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취임 이후 그의 발언들이 외국인 혐오증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인종차별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공화당 내부에선 즉시 동요가 감지됐다. 유대인 몰살을 주장하는 책을 홍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공화당 소속 스티브 킹 아이오와주 하원의원은 인텔 등 기업은 물론 스티브 스티버스 공화당의회의원회(NRCC·National Republican Congressional Committee) 위원장으로부터도 후원을 거부당했다.

 사회적 공분이 대규모 모금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유대교와 적대적인 관계로 인식돼온 이슬람교도들이 희생자와 유가족, 부상자들을 위해 미국 내 이슬람 단체들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4800만원) 이상을 모금해 주목받았다.

【서울=뉴시스】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스쿼럴 힐에 있는 유대교 예배당에서 27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신도 11명이 피살됐다. 사진은 범인 로버트 바우어스. <사진출처: ABC 뉴스> 2018.10.28
【서울=뉴시스】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스쿼럴 힐에 있는 유대교 예배당에서 27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신도 11명이 피살됐다. 사진은 범인 로버트 바우어스. <사진출처: ABC 뉴스> 2018.10.28

 그러나 공분을 불러일으킨 이 사건이 실제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지에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당장 유대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이 사건을 두고 분열 양상이 엿보인다.

 진보 성향 유대인 단체인 '벤드 디 아크(Bend the Arc)'는 사건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유색인, 이슬람교도, LGBTQ(성소수자), 장애인들의 안전을 고의로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냈지만, 공화당 고액 후원자 등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성향 유대인들은 되레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피츠버그=AP/뉴시스】피츠버그 유대교 예배당 총격 사건 희생자 유가족들이 30일(현지시간) 장례식을 마친 뒤 희생자의 관을 옮기고 있다. 장례에 치러진 이들은 27일 총격 사건으로 나란히 숨진 세실 로즌솔(59)과 데이비드 로즌솔(54) 형제다. 2018.11.02.
【피츠버그=AP/뉴시스】피츠버그 유대교 예배당 총격 사건 희생자 유가족들이 30일(현지시간) 장례식을 마친 뒤 희생자의 관을 옮기고 있다. 장례에 치러진 이들은 27일 총격 사건으로 나란히 숨진 세실 로즌솔(59)과 데이비드 로즌솔(54) 형제다. 2018.11.02.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유대인이라는 점과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등을 강조한다. 이방카와 쿠슈너가 참석하기도 했던 워싱턴 D.C. 유대교 회당의 랍비 레비 솀토브는 "개인적으로 난 대통령이 반유대주의자라는 걸 믿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하원 주도권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공화당과 민주당은 사건을 각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부심 중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대통령의 누적된 '혐오 발언'의 결과로 규정하며 유색인, 젊은층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 지지 유세에 힘을 쏟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도 반이민 메시지를 강화하며 반유대주의-반이민주의 분리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 참사의 정치적 효과에 온 신경을 쏟는 동안에도 희생자들의 장례식은 묵묵히 치러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엔 실번 시몬과 버니스 시몬의 장례가 나란히 치러졌다. 두 사람은 사건이 일어난 생명의 나무 예배당에서 62년 전 결혼식을 올린 80대 노부부였다.

 이들을 비롯해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우어스는 같은 날 연방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연방혐오방지법을 적용해 총 44개 혐의로 바우어스를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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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핫이슈]중간선거 앞두고 유대교회서 총기난사…분열되는 여론

기사등록 2018/11/03 08: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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