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I 훌륭하다"며 태연한 모습 보이기도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사건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발언한다.
AP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패널토론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카슈끄지의 피살과 관련 "사우디가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워 잔혹하게 살해했다", "살인이 이렇게 분명한데 왜 사우디는 모순된 진술을 했는가"라며 몰아붙인 상황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카슈끄지의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우디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표 후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인사 21명의 미국비자를 취소하는 등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도 사우디와 맺은 무기 판매 계약을 재검토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주요 7개 강대국(G7) 외무장관들은 "사우디는 터키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신뢰할만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우디 내각도 왕세자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사우디의 에너지부 장관인 칼리드 팔리흐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혐오스럽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사우디)는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며 "이 세상에서 어떤 누구도 이 일을 정당화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일어난 일에 매우 분개한다"고 말했다.
'사막의 다보스'라 불리는 FII에는 카슈끄지 사건의 여파로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 포드 등 미국 대표 기업의 CEO와 뉴욕타임스, CNN 등 미국 언론 등의 연이은 불참 선언이 이어졌다.
세계적인 논란에도 무함마드 왕세자는 FII에서 기자들을 향해 "행사가 훌륭하다. 작년보다 사람이 더 많고, 투자 금액도 더 많다"고 말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