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어식 홍콩영어 등재 사례 증가 추세

【로스앤젤레스=뉴시스】 한국인들도 잘 알고 있는 중국어 '加油'가 그 뜻을 영어로 직역한 'add oil'로 바뀌어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공식 등재됐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2018.10.17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중국어 '쟈유(加油)'가 마침내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공식 등재됐다.
물론 사전에는 '기름을 더하다'라는 뜻을 영어로 직역한 'add oil'로 실렸다.
발음은 서로 다르지만 표준중국어(普通話)와 광둥어에서 모두 쓰이는 이 말은 "힘내라", "계속 잘해라"라는 뜻을 가진 격려와 응원의 표현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17일 'ga yao' (加油의 광둥어 발음)와 'jiāyóu'(加油의 표준중국어 발음)가 옥스퍼드 사전에 'add oil'로 등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영문뉴스 사이트 상하이이스트도 18일 중국식 영어(Chinglish)가 옥스퍼드 사전에 실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로스앤젤레스=뉴시스】 중국어 '加油'가 단어의 뜻을 영어로 직역한 'add oil'로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실렸다. 사진은 옥스포드 사전에 실린 add oil 설명. <사진=옥스포드 영어사전 캡처> 2018.10.17
옥스퍼드 사전에는 광동어에 기반을 둔 홍콩 영어에서 유래된 표현이라고 소개하며 그 뜻과 활용사례 등이 실렸다.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영어를 부분적으로 쓰는 국가에서 토착어 또는 토착어법이 가미된 영어 단어와 구(句·phrase)일지라도 사전에 올라갈 자격을 준다.
최소 10년 이상 글과 말로 널리 사용된 사례가 충분히 많아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요건이다. 또한 해당 단어와 구를 보거나 들었을 때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보편타당성이 전제돼야 한다.
옥스퍼드 사전이 변방지역의 영어라도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받아들이는 것은 이른바 '국제영어은행(international Bank of English)'으로서 영어의 다양성과 포괄성을 추구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함이다.
최근 수년간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된 홍콩 영어(주로 광동어를 영어단어로 바꿔 조합한 것)는 제법 많다.

【로스앤젤레스=뉴시스】 홍콩에서 '웨트 마켓(wet market)'으로 불리는 시장 모습, 웨트 마켓은 신선한 고기와 해산물, 야채를 파는 시장을 뜻하는 홍콩과 싱가포르의 영어 표현으로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등재돼 있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쳐> 2018.10.17
광둥식 돼지고기 요리 '차슈(char siu)'를 비롯해 벤치가 있는 도심 속의 작은 공간을 의미하는 '시팅 아웃 에어리어(sitting-out area)', 신선한 고기와 해산물, 야채를 파는 시장인 '웻 마켓(wet market)' 등이 있다. 웻 마켓은 홍콩뿐 아니라 싱가포르에서도 널리 쓰이는 변방의 영어다.
이밖에 '샌드위치 클래스(sandwich class)'와 '컴펜세이티드 데이팅(compensated dating)'도 옥스포드 사전에 실려 있는 홍콩 영어다.
샌드위치 클래스는 주거용 건물을 살 능력은 없지만 싸구려 아파트에 거주할 여력은 있는 중산층을 뜻한다. 컴펜세이티드 데이팅은 돈을 받고 데이트 상대가 돼주거나 때로는 성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엉터리 영어를 쓴다고 무시받곤 했던 홍콩인들은 옥스포드 사전의 인정을 받는 홍콩 영어가 늘어나는 것을 반기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전했다.
홍콩 영어는 앞으로 점점 더 위세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7100만명에 이르는 광동어 사용 인구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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